1일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유세장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지지자들 앞에서 두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승리한 클린턴은 연설에서 “공화당이 미국 중산층과 노동자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고, 공화당의 선두 주자가 분노와 분열의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최대 대형주 텍사스경선 압승
흑인 이어 히스패닉 표심 장악
15일 ‘미니 슈퍼화요일’도 기대
샌더스, 추격 발판 마련 힘들듯
흑인 이어 히스패닉 표심 장악
15일 ‘미니 슈퍼화요일’도 기대
샌더스, 추격 발판 마련 힘들듯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각) 치러진 2016년 민주당 대선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대형 주들을 석권하면서 승리를 향한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1개주 가운데 4개주에서 승리했지만, 대형주에서 득표 차가 너무 커 앞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은 252명의 대의원이 걸린 최대 대형주였던 텍사스주 경선에서 샌더스를 30%포인트 이상 크게 따돌렸다. 텍사스는 민주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히스패닉이 32%를 차지한다. 때문에 이곳 민주당 경선은 ‘히스패닉 표심’의 풍향계로 관심을 모아왔다. 이번 텍사스 경선 결과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80%가 넘는 흑인들의 몰표를 얻은 클린턴이 히스패닉 표심도 장악했음을 보여준다. 출구조사 결과, 클린턴은 히스패닉 유권자를 상대로 한 득표에서 샌더스를 20%포인트 정도 앞섰다.
클린턴의 매사추세츠 경선 승리는 샌더스와의 득표율 차이가 2%포인트 안팎에 불과하지만 적지 않은 상징성을 띤다. 매사추세츠는 보스턴 등을 껴안고 있는, 미국 내에서도 진보의 아성으로 불리는 곳이고, 샌더스의 정치적 기반인 버몬트와도 지리적으로 가깝다. 인종 구성도 백인 위주다. 샌더스에게 여러모로 유리한 정치적 환경이 조성돼 있던 곳에서 클린턴이 신승을 거둠으로써 뉴햄프셔주에서 샌더스에게 대패한 것을 설욕했다고 볼 수 있다. 샌더스 입장에선 이번 슈퍼 화요일의 가장 뼈아픈 패배로 보인다.
이처럼 클린턴은 이날 대형주 위주로 이긴데다, 승리한 지역에선 대체로 샌더스와의 득표율 차이를 크게 벌려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샌더스를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게 됐다. 클린턴은 수도권인 버지니아주에서도 거의 30%포인트가량 이겼으며, 두번째 대형주인 조지아에선 득표율 차이가 거의 40%포인트를 넘는다. 남부의 앨라배마에선 59%포인트를 이겼다. 이제 다음 관심은 플로리다, 일리노이, 미주리 등 대형주 5곳이 경선을 치르는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로 모아진다. 클린턴은 지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민주당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동시에 클린턴은 앞으로 선거 유세의 무게 중심을 도널드 트럼프와의 본선 싸움으로 옮아가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본선에서 트럼프의 이민자 관련 발언을 공격의 타깃으로 삼아 히스패닉을 비롯한 이민자와 소수 인종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힐러리 캠프의 구상”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자신을 민주당 후보로 기정사실화하는 효과도 노린 일거양득 전략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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