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대학(UIC)에서 열릴 예정이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의 유세가 안전문제로 취소된 뒤 트럼프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03-12 (시카고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의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시카고 선거 유세가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사이의 충돌로 취소되면서 인종갈등이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오는 15일 치러지는 ‘미니 수퍼화요일’을 나흘 앞두고 11일(현지시각) 오후 6시부터 시카고 일리노이대학(UIC) 대강당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지지자들과 반대파 사이 논쟁이 주먹다짐으로 번지고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간의 대치상태가 이어지면서 유세를 포기했다.
행사장 안에서 일부 트럼프 반대자들이 연단에 뛰어 올라가 ‘안티 트럼프’ 주장을 펼치다 강제로 끌려 내려오기도 했다. 행사장 안에 있던 마리아 헤르난데스(25)는 트럼프 쪽이 유세 포기를 선언하자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자랑스럽다”며 춤을 추기도 했다고 <시엔엔>(CNN> 방송은 전했다.
행사장 밖에선 히스패닉계 유권자 1천여명이 트럼프의 히스패틱에 대한 막말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고, 트럼프 지지자들도 그룹을 형성해 이에 맞섰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피바디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트럼프 집회에서도 지지자와 반대파 사이 시비가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면서 31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일리노이대학 유세 취소를 둘러싸고 트럼프는 샌더스 쪽을 비난했다. 트럼프는 12일 유세 취소에 대해 “계획된 공격”이라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쪽 지지자들이 폭력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히아오 주의 데이톤에서 열린 유세에서 “일부(시위자들)는 공산주의와 친구인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샌더스는 “우리의 지지자들이 선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지자들이 한 일은 여러방식으로 폭력을 조장하고 있는 후보(트럼프)에 대해 대응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만일 성냥을 갖고 놀다가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불을 낼 수도있다“며 ”이것은 리더십이 아니라 정치적 방화”라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트럼프의 인종 차별주의적 행동과 발언들이 잇딴 물리적 충돌로 부각되면서 미니 슈퍼 화요일 결과에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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