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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공화당 충돌…갈랜드 대법관 인준 장기전 돌입

등록 2016-03-17 09:35수정 2016-03-17 09:47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한 메릭 갈랜드(63)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 1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 두 사람이 심각한 표정으로 함께 서 있다.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한 메릭 갈랜드(63)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 1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 두 사람이 심각한 표정으로 함께 서 있다. AP=연합뉴스
오바마 신임 대법관 지명에…공화당 “차기 대통령에 넘겨야” 반발
갈랜드 임명되면 대법원 보수 4명 진보 5명으로 진보 우위 구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메릭 갈랜드(63)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장을 새로운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했다. 공화당 쪽은 신임 대법관의 지명을 차기 대통령에게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오바마와 공화당의 충돌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갈랜드 판사를 지난달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갈랜드 판사는 중도 성향이며, 공화당 인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공화당 쪽은 그의 지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갈랜드 판사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려면,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갈랜드 판사가 “대법관에 적합한 인물이며, 인준받을 자격을 갖추고 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으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갈랜드 판사가 공직에 오래 봉사하면서 균형과 품위, 공평함을 보여줬다며, 모범적인 판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화당이 초당적인 정신으로 갈랜드 판사에게 공평한 청문회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국민은 빈 대법관 자리를 채우는데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를 위해서 이 문제를 정치화하려고” 이번 지명을 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 문제는 누가 지명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 원칙의 문제라며 “우리 헌법 하에서 대통령은 지명할 권리를 가졌고, 상원은 그 지명을 인준하지 않을 권리도 가졌다”고 말했다.

찰스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상원 법사위원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새 연방대법관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방향을 극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새 대법관에 대해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갈랜드 판사는 지난 1997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의해 연방항소법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당시 의회 인준 때 상원에서 찬성 76, 반대 23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당시 찬성표를 던진 상원의원 중 7명이 현재 상원의원으로 계속 재직하고 있다.

갈랜드 판사는 중도온건 성향으로 워싱턴 법조계에서 초당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대법관 후보 물망에 올랐으나, 2009년에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에게, 2010년에는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에게 밀렸다. 시카고 출신의 갈랜드 법원장은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워싱턴 로펌인 ‘아놀드 앤 포터’의 파트너로 일했다. 항소법원장으로 임명되기 전에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법무부에서도 일했다. 당시 연방검사로서 매리언 배리 워싱턴 시장의 마약 사건을 조사하고 오클라호마 연방빌딩 폭탄테러 사건의 수사를 지휘해 유명해졌다.

그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미국 대법원의 구성은 진보 우위로 바뀔 수 있다. 앞서 미 대법원은 강경 보수인 전임 스캘리아 대법관을 포함해, 보수 5명, 진보 4명의 구도였다가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4명 대 4명이 된 상태다. 갈랜드 판사가 온건중도이기는 하나 자유주의 성향의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지명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대법원에 가세하며 보수 4명, 진보 5명의 구도로 바뀔 수 있다. 미 대법원은 로널드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 시절을 거치며 수십년간 보수 우위였다. 미국 대법원은 그동안 이민과 총기 소유, 투표권, 정치자금 규제 등 많은 이슈들에서 보수적 결정을 내리며 미국의 보수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진보 성향 판사들이 많아질 경우, 앞으로 이들 이슈들에서 진보적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 때문에 공화당의 반발은 격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화당 쪽은 그의 인준을 저지할 것을 공공연하게 표방하고 있으나,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야 한다. 또 당내에서도 갈랜드 판사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백악관은 갈랜드 판사가 앞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될 때, 오린 해치 공화당 상원의원이 그가 “모든 쪽으로부터 좋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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