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작가협회와 벌여온 11년간의 저작권법 전쟁에서 승리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구글의 손을 들어주면서, 막대한 분량의 책을 스캔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려는 계획(구글북스)에 법적 걸림돌이 사라졌다.
<뉴욕 타임스> 등 외신을 보면, 18일 미 작가협회가 “구글북스로 인해 저작권법을 침해 당했다”며 제기한 상고를 연방대법원이 기각했다. 구글은 2004년부터 주요 학술 도서관에 있는 2000만권 이상의 책을 스캔 및 디지털화해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해왔다. 사용자들은 구글북스를 통해 키워드와 문장 등을 입력하면, 온라인으로 책 속의 내용을 찾아 볼 수 있다. 미 작가협회는 이듬해 구글이 저작권자들에 대해 어떤 보상도 하지 않은 채 책을 스캔해 상업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3년 연방항소법원은 “구글이 사용자에게 도서검색 결과나 미리보기를 제공하는 것은 저작권법상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구글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구글북스가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항소법원의 판단을 유지해줘서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구글북스는 독자들에게 책을 찾고 구입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겠다”며 “동시에 작가들에게도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 작가협회는 “디지털 시대에 저작권을 위협하는 전례없는 판결”이라며 출판산업의 위축을 경고하고 나섰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법원은 이 결정이 작가들에게 가져올 피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짧은 기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우리는 미래 미국문화의 생명력을 대가로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은 창작 영역에서 기술 영역으로 막대한 부가 재분배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이는 도서 분야뿐 아니라 예술 영역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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