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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부통령도 탄핵절차 직면…브라질 정국 ‘혼돈’ 속으로

등록 2016-05-12 18:57수정 2016-05-12 21:59

상원 과반 “대통령 탄핵 찬성”
탄핵심판 동시 호세프 짐 꾸려
재선 1년반만에 불명예 기록
좌파·호세프 “쿠데타” 격렬 반발

직무 승계 유력자들도 부패 혐의
탄핵 결정땐 조기대선 불가피
11일 오전 브라질 상원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개시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다. 81명의 의원 중 71명이 발언 신청을 해서 각 15분씩 차례로 의견을 밝혔다. 회의가 시작된 지 17시간이 지난 12일 새벽 3시15분께 58번째 발언에 나선 의원이 탄핵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를 기점으로 탄핵심판 개시 의결 정족수인 41명이 충족됐다.

이미 호세프 대통령 쪽은 상원의 표결 결과를 예상한 듯 집무실에서 짐을 꾸렸다. 호세프 쪽은 앞서 10일 대법원에 탄핵 절차를 취소해달라는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호세프의 탄핵이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탄핵심판 뒤 상원 전체회의에서 재적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고비가 있으나, 현재로서는 가결이 전망된다. 이날 탄핵심판 개시에 55명이 찬성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는 미셰우 테메르(75) 부통령과 그의 중도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이 호세프와 그의 노동자당에 등을 돌린 상태다. 호세프의 탄핵이 결정되면 테메르가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테메르와 브라질민주운동당은 최근 호세프 탄핵 위기 와중에 연정에서 탈퇴했다. 호세프는 그를 ‘배신자’라고 부르고 있다.

지난 13년간의 좌파 노동자당의 집권은 호세프의 탄핵으로 끝날 공산이 커졌으나, 브라질 정국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현재 탄핵을 추진하는 의원 등을 포함한 세력들이 부정부패에서는 그 혐의가 더욱 짙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을 승계할 테메르 역시 호세프 대통령처럼 의회 심의를 받지 않은 채 정부 지출을 늘리는 법안에 서명해, 연방대법원은 그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할 것을 하원에 명령한 상태다. 현재 탄핵 사태의 한 배경인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부패 게이트에서 테메르가 자유롭지 못하다.

탄핵을 주도한 승계 2순위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 의장도 최근 연방대법원으로부터 부패 혐의로 직무정지 명령을 받았다. 승계 3순위인 헤낭 칼례이루스 상원 의장도 페트로브라스 부패 게이트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가 임박했다.

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는 11일 브라질 의회 감시매체 <콩그레수 엥 포쿠>를 인용해 브라질 상원 의원 81명 중 24명이 부패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그중 10명은 정경유착 뇌물 사건인 ‘페트로브라스 스캔들’과 관련됐다고 보도했다. 부패 혐의자 24명 중 집권 노동자당 의원은 4명이며, 나머지 20명은 모두 야당 의원이다. 특히 이번 탄핵을 주도한 민주운동당 소속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호세프의 노동자당은 이번 탄핵이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적극 항전하고 있다. 노동자당을 지지하는 세력들도 연일 탄핵 반대 운동을 벌이며 탄핵 지지 세력들과 충돌하고 있다. 노동자당에서는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이자 강력한 후견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정치권 전면에 나서 다시 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룰라는 대선 재출마도 고려하고 있다.

호세프의 탄핵이 결정되면 브라질은 부통령이 잔여 임기를 채우기보다는 조기 대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오는 10월 지방선거 때 대선을 같이 치르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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