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즌을 넘긴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 시트콤 <프레시 오프 더 보트>의 주연인 대만계 여배우 콘스턴스 우(34)는 주연 대부분이 아시아계 미국인인 드라마는 20년 만에 처음이라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 이 드라마 출연 이후 그는 점점 ‘개인’을 넘어 ‘아시아계 미국 배우’ 전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는 25일(현지시각) 우를 비롯한 여러 아시아계 배우들이 지난해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할리우드의 ‘화이트워싱’(white washing·캐릭터 설정과 관계없이 백인 중심으로 캐스팅하는 것)을 공공연하게 비판하고, 실제 변화도 가져오고 있다고 전했다.
대니얼 대 킴. 사진 연합뉴스
우는 페이스북 계정에 백인만 캐스팅한 최근 영화 목록을 나열한 뒤 이렇게 덧붙였다. “목록을 더 적을 수도 있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우는 백인 주인공을 고집하는 할리우드 제작자들을 향해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한국계인 대니얼 대 킴도 트위터를 통해 할리우드의 화이트워싱 실태를 보여주고 아시아계 창작자들을 응원한다. 신문은 최근 스타파워를 지닌 아시아계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판적 발언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애넌버그 커뮤니케이션·저널리즘 대학원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영화·티브이·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아시아계 배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제로에 가까웠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아시아계 배우들은 직접 제작사를 차려 드라마를 만들기도 한다. 한국계인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이 출연한 <하와이 파이브 오>가 그 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