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언론인클럽 ‘막말 규탄’ 성명
“설명 요구는 언론 본연의 임무”
“설명 요구는 언론 본연의 임무”
“도널드 트럼프는 민주 사회에서 자유언론의 역할을 오해하고 있거나 그저 반대할 뿐이다.”
미국 언론인들이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 막말을 퍼붓는 등 ‘막무가내식 언론관’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언론인클럽의 토머스 버 회장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어 “기자들(의 일)은 공적 인물들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어떤 정치인이든 언론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공격하는 것은 엉뚱한 나라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캐롤 리 간사도 이날 “내년 1월에 누가 백악관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대선 캠페인은 자유언론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며 “우리는 올 가을 정권인수위와 내년 차기 정부에서도 그런 권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이 1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전날 뉴욕에서 ‘참전용사들을 위한 600만달러 모금’ 주장의 진위를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펼친 기자들에게 저속한 표현을 퍼부으며 비판적 언론에 못마땅한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그는 “정치담당 기자들은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정직하고 불공정한 집단”이라며 “특히 <에이비시>(ABC) 방송은 내가 뭘 하든 나를 끔찍하고 나쁘게 다룬다”고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 방송의 한 기자에게는 “매우 부정확한 보도를 하는 ‘추잡한 녀석’(sleazy guy)”이라는 막말까지 내뱉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부정적 보도를 한 기자들에게 “인간쓰레기”, “3류 기자” 같은 막말을 해왔다.
언론에 대한 트럼프의 험담과 비난이 도를 넘어서자, 미국 언론이 정색을 하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시엔엔>(CNN) 방송 앵커인 다나 배시는 1일 방송에서, “지도자들에게 질문하는 것이 우리의 직무로, 이는 자유언론의 근본 요건이자 책임”이라며 전날 기자들이 트럼프의 참전용사 기금 모금 주장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을 적극 옹호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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