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고위 관료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워싱턴/AFP 연합뉴스
1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29)이 범행 전에도 펄스 나이트클럽을 자주 방문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마틴이 게이 전용 만남 애플리케이션인 ‘잭드’를 이용해 게이들과 자주 만남을 가졌으며, 범행 장소였던 펄스 나이트클럽에도 자주 들렀다는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이 13일 보도했다. 1년 전 마틴을 ‘잭드’를 통해 알게됐다는 케빈 웨스트(37)는 “마틴은 종종 (사건이 난) 펄스 나이트클럽에 나타나 술을 마셨다”며 “3개월 전 마틴이 올랜도에서 술 한잔 마시자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코드 세데노(23) 역시 “마틴이 펄스 클럽 안에 있는 바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그가 (잭드) 애플리케이션에서 얼굴을 공개했기 때문에 알아보는 건 쉬운 일이었다”고 했다.
마틴을 펄스 클럽에서 자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가 ‘게이’인지, 그리고 이것이 범행 동기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 총기 난사가 미국 안에서 자라난 ‘자생적 테러’로 보인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총기 난사 당시 오마르 마틴은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다는 통화를 했으나, 지금까지 그가 이슬람국가의 지시를 받아 행동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이번 테러를 온라인을 통해 이슬람주의 선전을 접한 ‘자생적 테러’로 보인다고 했다. 연방수사국의 제임스 코미 국장도 “마틴이 외국 테러조직으로부터 잠재적 영감을 받아 급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랜도/신화 연합뉴스
범행 동기와 관련해 마틴의 과거 언행도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고등학교 친구들의 회고를 토대로 마틴이 2001년 9·11테러 당시 “두 번째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부딪히는 장면이 텔레비전을 통해 나왔을 때 모든 학생이 충격에 빠졌으나, 유일하게 마틴만 환호하고 기뻐했다”고 기억했다. 다른 친구는 “마틴은 오사마 빈 라덴이 자신의 삼촌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도 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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