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들 신변보호 조처 강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 피격 사건으로 유럽 방문 일정을 하루 단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 분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8일(현지시각) 오바마 대통령이 원래 일정보다 하루 빠른 10일 저녁 귀국행 비행기를 탄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9일 저녁 스페인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방문길에 나선 7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경찰을 저격해 5명을 살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댈러스를 방문해 달라는 마이크 롤링스 댈러스 시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스페인 방문 일정을 예정보다 하루 줄였다. 11일까지 스페인에 머물며 마드리드에서 청년들을 만나고 세비야도 들를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6세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를 만나는 일정 정도만 소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스페인으로 출발하기 앞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격 사건으로 “누군가의 주장처럼 미국이 분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8일 “우리나라는 너무 분열돼 있다. 인종 갈등이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의 행동으로 우리 모두를 규정짓게 해서는 안 된다. 찰스턴 (흑인 교회) 총격 테러범이 미국 백인을 대표하지 않듯이 댈러스에서 공격을 한 미치광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댈러스 경찰은 경찰본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익명의 협박을 받아 본부 건물과 건물 옆 차고지를 수색했으나 폭발물을 찾지는 못했다. 댈러스 경찰은 경찰본부 앞 도로를 폐쇄하고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서 경찰본부 근처에서 방송사들이 생중계를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댈러스 시내 경찰서 2곳도 한때 폐쇄됐다.
미국 주요 도시는 댈러스 경찰 저격 사건 뒤 경찰들에게 신변 안전 조처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시카고, 신시내티, 로스앤젤레스, 세인트루이스에서 시 당국은 경찰들이 반드시 2인1조로 다니라고 지시했다. 또 세인트루이스 등에서는 경찰들이 순찰중 반드시 방탄조끼를 입으라고도 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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