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거장
NYT “미국인 웃음에 가장 큰 기여”
리처드 기어 “멘토이자 치어리더”
NYT “미국인 웃음에 가장 큰 기여”
리처드 기어 “멘토이자 치어리더”
로맨틱 코미디 영화 ‘귀여운 여인’으로 유명한 미국 영화감독 게리 마셜이 19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81.
마셜 감독의 홍보 담당자인 미셸 베가는 이날 고인이 몇 차례의 뇌졸중 이후 폐렴 합병증으로 캘리포니아 주 버뱅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뉴욕 출신의 마셜 감독은 노스웨스턴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후 <뉴욕 데일리 뉴스>에서 일했으나, 자신이 기사보다는 ‘웃기는 이야기’ 쓰기에 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진로를 바꿨다. 1960년대부터 코미디언들에게 개그 원고를 팔기 시작했으며, 여러 티브이(TV) 코미디 쇼의 작가로 활동하다 1970년대 들어 '오드 커플', '해피 데이즈' '모크 앤드 민디' 등 인기 시트콤을 탄생시키며 명성을 쌓았다.
1980년대 들어서는 영화계로도 발을 넓혀 톰 행크스 주연의 ‘광고 대전략'(Nothing in Common), 골디 혼과 커트 러셀 주연의 ‘환상의 커플'(Overboard), 벳 미들러 주연의 ‘두 여인'(Beaches) 등의 영화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손꼽히는 마셜 감독의 대표작은 흥겨운 주제곡이 친숙한 1990년 작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이다. 매력적인 독신 사업가 에드워드(리처드 기어)가 순진무구한 콜걸 비비언(줄리아 로버츠)과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다. 줄리아 로버츠는 이 영화로 단숨에 만인의 연인이자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에 올랐다.
그 뒤로도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 커플을 재회시킨 '런어웨이 브라이드'를 비롯해 '프랭키와 자니', '프린세스 다이어리' 등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여러 편 선보였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미국인들이 지난 50년간 웃은 횟수를 센다면, 그 웃음에 누구보다도 많이 기여한 사람이 바로 게리 마셜일 것”이라며 고인의 삶과 재능을 기렸다. 리처드 기어는 “모두가 게리를 사랑했다. 그는 멘토이자 치어리더였으며, 누구보다도 웃기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바버라와 세 자녀가 있다. 장례식은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고인의 생일인 오는 11월 13일에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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