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6 미스 틴 유에스에이’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카일리 해이가 왕관과 꽃다발을 받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미국의 10대 미인대회인 ‘2016 미스 틴 유에스에이’(Miss Teen USA) 선발대회의 우승자가 과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책임을 지고 우승 트로피와 왕관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승자는 깊이 반성했으며, 과거의 일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고 <시엔엔>(CNN) 방송 등이 1일(현지시각) 전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미스 틴 유에스에이 선발대회’에서 최종 우승자로 뽑힌 카일리 해이(18)가 2013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니거’(nigger·깜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것이 누리꾼들에 의해 밝혀졌다. 흑인을 비하하는 이 단어는 경멸적인 의미가 커 미국 사회에서는 사용이 금기시되는 단어다. 카일리는 당시 이 단어를 문장 끝에 붙이며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현재 이 개인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카일리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몇년 전 개인적인 갈등이 많았고, 진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았다”며 “과거에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수 없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왕관을 반납해야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여성의 존재와 자신감,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토대로 사용할 것이다”라며 거절했다.
‘미스 틴 유에스에이’의 조직위원회 역시 카일리의 수상을 철회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위는 “카일리가 사용한 단어는 어떠한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없는 단어이며, 조직위의 가치를 반영하지도 않는다”면서도 “그는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고, 후회하고 있으며, 진지하게 사과하고 있다. 그의 성장을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일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니거’(nigger)라는 말을 하고 난 뒤에도 왕관을 지키려 한다”, “백인들에게, ‘니거’(nigger)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언제 배우실 건가요?” 등의 글을 올렸다.
한편‘미스 틴 유에스에이’의 최종 후보 5명 모두 백인 금발 여성들로 채워져, 대회가 인종적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뒤늦게 일고 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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