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트럼프타워 외벽을 등반하는 남성 주변으로 경찰이 모여 체포 작전을 세우고 있다. 이 남성은 결국 21층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뉴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거주하고 있는 뉴욕의 트럼프타워를 거의 맨몸으로 등반하던 한 미국인 남성이 58층까지 오르지 못하고 결국 21층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의 신원이나 트럼프타워 등반의 ‘정치적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타워는 트럼프가 거주하고 있는 곳일뿐 아니라, 대선 캠프가 차려진 곳이기도 하다.
<시엔엔>(CNN)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각) 배낭을 맨 채 고무흡착기와 로프 발걸이 등만을 이용해 트럼프타워 유리 외벽을 오르던 한 남성이 2시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5층 아트리움에서 ‘등반’을 시작했다. 경찰은 초기에는 이 남성을 끌어내지 않고 지치기를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의 안전을 위해 건물 밑에 커다란 공기 매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1시간여만에 16층까지 올라갔고, 경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유리창을 깨고 환기구까지 부쉈지만 그를 잡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몇몇 경찰관은 고층건물의 유리를 닦을 때 사용하는 사다리(플랫폼)를 사용해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가기까지 했다. 그는 등반 도중 깨진 유리 조각을 피하는 노련한 기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이 등반 2시간여만인 오후 6시30분께 건물 21층 창문을 제거한 뒤 기다리다 이 남성의 팔과 배낭을 낚아채면서 등반은 막을 내렸다. 이 남성은 체포 과정에서 경찰에 저항하기도 했다.
트럼프타워를 찾은 시민들은 그의 ‘묘기’에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플로리다로 이동 중이어서 건물에는 없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