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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성소수자 학생, 성폭행 당한 경험 3배 이상 높아

등록 2016-08-12 15:56수정 2016-08-12 16:25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설문 조사 결과
성폭력·학교폭력·우울증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수치
설문 조사 연구원 “가슴 아픈 결과”
지난 6월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성소수자 축제에서 한 여성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지난 6월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성소수자 축제에서 한 여성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자신을 성소수자로 분류한 학생들은 이성애자인 학생들보다 성폭력, 학교폭력, 우울증 등을 경험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해 미국 전역의 14~17살 사이 고등학생 1만5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신을 성소수자로 분류한 학생들은 이성애자인 학생들에 비해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11일(현지시각) 전했다.

설문 결과를 자세히 보면, ‘성폭행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성소수자 학생들이 18%로, 이성애자 학생(5%)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왔다. ‘데이트 성폭력·데이트 폭력을 당한 적 있다’는 비율도 이성애자 학생은 각각 9%, 8%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성소수자 학생의 응답 비율은 23%, 19%로 두 배 이상 높게 나왔다. 학교폭력을 당한 비율도 성소수자 학생은 34%, 이성애자 학생은 19%로 집계됐다.

특히, 자신을 성소수자로 분류한 학생들 중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0%에 달했으며, ‘우울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중단해본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60%에 육박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 결과를 토대로 “청소년들이 이른 시기부터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결국 학업이나 취직 등 인생 전반에 걸쳐 삶의 질이 낮아지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 조사 결과 전체 청소년 응답자 중 약 8%가 자신의 정체성을 성소수자(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로 분류했는데, 이 결과를 미국 전역의 고등학생으로 환산해보면 약 130만명에 이르는 수치다.

조너선 머민 질병통제예방센터 수석 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가슴 아픈 수치’라고 정의하며, “(성소수자 학생들이 경험하는) 신체적· 성적 폭력은 납득하지 못할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빠른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피츠버그 의대의 엘리자베스 밀러 교수 역시 “호모포비아적(동성애 혐오) 태도가 당연시되고 있는 현실에서 특히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성소수자가 배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가족이나 학교, 공동체는 성소수자 아이들이 안정감과 존중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지는 응답자가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이성애자,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을 선택한 후 나머지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같은 방식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치러진 설문 방식이다. 성소수자 항목에 ‘트랜스젠더’ 항목이 빠진 이유에 대해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연방보건기구는 “트렌스젠더 청소년들을 포함한 설문 항목은 현재 개발 중에 있으며, 오는 2017년 파일럿 검사가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설문 조사 결과]

(2015년 시행, 미국의 14~17살 사이 고등학생 1만5600명 응답)

▶성폭행을 당한 적 있다

성소수자 학생 18% > 이성애자 학생 5%

▶데이트 성폭력을 당한 적 있다

성소수자 학생 23% > 이성애자 학생 9%

▶데이트 폭력을 당한 적 있다

성소수자 학생 19% > 이성애자 학생 8%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다

성소수자 학생 34% > 이성애자 학생 19%

▶온라인 상에서 폭력을 당한 적 있다

성소수자 학생 28% > 이성애자 학생 14%

성소수자 학생들 중,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 40%

▶지난 1년 안에 자살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 29%

▶우울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중단해본 적이 있다 60%

▶지난 30일 안에 안전 문제로 학교에 결석해본적이 있다 10%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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