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 바우어슈미트 할머니의 모습. 출처-‘드라이빙 미스 노마’ 페이스북
자궁암 진단을 받았으나 치료 대신 미국 대륙 자동차 횡단 여행을 선택한 91살 할머니의 여행이 24일로 1주년을 맞았다. 미국 <폭스뉴스>등 외신은 아들 내외와 함께 미국 대륙 곳곳을 여행하고 있는 노마 바우어슈미트(91) 할머니가 여전히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전했다.
노마 할머니는 지난해 8월24일 아들인 팀 바우어슈미트와 며느리 래미 리들, 그리고 애완견인 링고와 함께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자궁암 진단을 받은 지 5주만에 내린 선택이었다. 자궁암 진단을 받고 2주 뒤엔 남편인 레오 바우어슈미트도 세상을 떠났다. 노마 할머니는 남은 여생을 치료에 전념하기보다, 자동차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노마 할머니와 가족들은 지난 1년간 미국 32개주, 75개 도시 곳곳을 방문했다. 주행 거리는 약 2만1000km에 달한다. 시간변경선을 넘나든 것만 9차례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노마 할머니는 일약 스타가 됐다. 아들 내외가 노마 할머니의 사진을 올리기 위해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인
‘드라이빙 미스 노마’(Driving Miss Norma)는 약 42만명의 팬들이 팔로우하고 있다. 할머니의 사연이 알려지자 미 해군, 미프로농구(NBA) 애틀랜타 호크스 팀을 비롯해 미국 전역의 많은 단체에서도 초대도 받았다. 매일같이 들어오는 초대에 응대를 다 하지 못할 정도다.
랍스터를 보고 놀라는 노마 할머니의 모습. 출처-‘드라이빙 미스 노마’ 페이스북
노마 할머니는 지난 1년간 여행을 하면서 배려와 사랑, ‘지금 이순간’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웠다면서, ‘지금까지 여행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냐’라는 질문에 항상 “바로 이곳”이라고 답한다.
할머니의 가족들도 여행 내내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대한 대화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전했다. 며느리인 리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대화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면서도, “우리의 이야기가 그 대화를 시작하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전했다.
자궁암 진단을 받고 시작한 여행이지만, 가족들은 노마 할머니가 지난 1년간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병원도 1년 전 자궁암 첫 진단을 받은 뒤로 방문한 적이 없다. 리들은 “할머니는 여행 내내 꼭 자신의 나이에 맞게 지냈다”며 “가끔씩은 피곤해하시기도 하셨지만, 우리가 병원에 가는게 어떻냐는 말에 할머니는 항상 괜찮다고 하셨다”고 했다. 가족들은 필요하다면 의료진을 여행에 합류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노마 할머니는 인위적인 생명 유지 장치를 원하지 않는다.
노마 할머니와 가족들이 여행을 시작하면서 정한 원칙은 ‘견디기 힘든 날씨를 피해, 원하는 곳으로 떠나기’ 뿐이다. 여행은 노마 할머니의 생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노마 할머니는 9살된 반려견인 링고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링고는 노마 할머니가 밖에서 책을 잃거나 아이패드를 갖고 게임을 할때면 항상 옆에 앉아 기다린다. 출처-‘드라이빙 미스 노마’ 페이스북
알파카 농장을 방문한 노마 할머니의 모습. 출처-‘드라이빙 미스 노마’ 페이스북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