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노예 매매에 관여했던 어두운 역사가 있는 미국 명문대학인 조지타운대가 노예 후손에게 특별 입학 자격 부여를 추진한다.
<뉴욕 타임스>는 1일 존 드조이어 조지타운대 총장이 노예 후손에 대한 특별 입학 자격 부여와 함께 과거 노예 매매에 관여한 것에 대한 공식 사과 등의 조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조지타운대는 1838년 노예 272명을 팔아서 현재 가치로 약 350만달러(약 4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같은 사실은 조지타운대가 만든 학내 위원회인 ‘노예제와 기억, 화해를 위한 실무단’가 지난 6월 조사 결과를 학교 쪽에 제출하면서 드러났다. 1789년 예수회 수도사들이 설립한 조지타운대는 노예들을 이용해 경영했던 메릴랜드 예수회 플랜테이션(값싼 노동력을 이용해서 단일경작을 하는 기업적인 농업경영) 농장에서 거둔 수익에 학교 운영을 크게 의존했다. 조지타운대는 노예를 농장 뿐 아니라 학교 건물 건축 인부로도 부렸다. 또한, 노예를 팔아서 수익을 내기도 했는데, 1838년 노예 매매에서 거둔 수익의 일부인 50만달러는 당시 조지타운대가 진 부채 상환에 쓰였다. 당시 조지타운대 뿐만 아니라 브라운대, 하버드대, 버지니아대 같은 미국 유명 대학들이 노예 매매와 관련되어 있었다.
드조이어 총장은 지난 6월 조사 결과 뒤 1838년 조지타운대가 팔았던 노예의 후손을 루이지애나주에서 만나, 후손들의 과거사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조지타운대는 1838년 당시 노예 매매와 깊이 관련되어 있던 총장 2명의 이름을 학교 건물 명칭에서도 삭제했다. 이 건물 2곳 중 1곳은 당시 팔려갔던 남성 노예 이름 이삭을 따고, 나머지 1곳은 19세기 워싱턴에 흑인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을 설립했던 이인 앤 마리 비크래프트의 이름을 따서 새로 붙일 예정이다.
드조이어 총장은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 그리고 우리는 한걸음씩 그 일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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