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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100년만에 세운 ‘미국 흑인박물관’

등록 2016-09-25 22:23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국립박물관’ 개관식에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부(왼쪽)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했다. 개관식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미셸 오바마가 껴안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박물관 설립안에 2003년 서명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국립박물관’ 개관식에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부(왼쪽)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했다. 개관식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미셸 오바마가 껴안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박물관 설립안에 2003년 서명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남북전쟁 참전용사들이 제안
노예이송부터 자유투쟁까지
역사·유물 모아 워싱턴에 개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국립박물관’이 24일 개관했다.

흑인 노예 해방을 둘러싸고 촉발된 미국 남북전쟁의 참전용사들이 제안한 지 한 세기 만이다. 수도 워싱턴의 상징인 워싱턴탑 광장 남서단에 있는 미국 최초의 침례교회를 새롭게 꾸민 8층의 박물관은 미국 대륙으로 아프리카 주민들의 노예 이송부터 그들의 고통, 그리고 자유를 향한 투쟁과 미국 사회에 대한 기여 등을 보여주는 역사와 유물들을 모았다.

박물관은 100여년 전인 1915년 남북전쟁 참전 용사들이 제안했다. 이는 2003년이 돼서야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 하원의원 존 루이스가 법안을 발의하고,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서명하며 현실화됐다. 이 박물관 건립을 책임진 스미스소니언협회는 그동안 5억4000만달러를 모금해, 이 협회의 19번째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박물관 개관은 흑인 용의자에 대한 경찰들의 잇단 총격사고로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여전한 상황과 대비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필두로 한 2만여명의 참석자들은 미국 사회에 여전한 흑백 갈등은 결국 미국 사회가 정의와 공평으로 나아가는 발걸음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관 기념연설에서 흑인들이 “미국의 부담이나, 오점, 혹은 동정이나 자선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흑백 갈등을 더 큰 맥락으로 보게 해서, 미국 사회의 진보와 약점 모두를 보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박물관은 이 나라가 수천개의 쇠사슬로 묶였던 자유의 원칙 위에서 세워졌음을 말해준다”며 “오늘도 정의를 향한 여정은 완성되지 않았으나, 이 박물관은 우리를 그곳을 향해 더 멀리 더 빨리 가도록 재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 3층까지는 흑인 노예들이 겪었던 수난을 보여주는 갤러리들로 꾸며졌다. 아프리카 연안에 침몰했던 노예선의 유물들도 새롭게 발굴됐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명인 토머스 제퍼슨의 동상 뒤에는 그가 소유했던 노예들의 이름이 쓰인 벽돌이 쌓여 있다.

박물관 상층부는 흑인 주민들의 미국 사회에 대한 공헌과 기여를 보여준다. 특히 문화와 스포츠에서 이룬 흑인들의 기여와 업적이 연대순으로 담겼고, 이마저도 극심한 차별과 억압 속에서 이뤄졌음을 드러낸다. 평범한 시민들이 많은 전시품과 유물을 기증했다. 흑인 가계에서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대대로 간직하던 유물들이 대부분이어서, 흑인들이 겪었던 애환이 생생히 드러난다는 평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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