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정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 미 정부의 외교안보 기관은 소수계 시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표된 대통령 각서를 통해 “국토를 방위하고 해외에서 우리 이익을 증진시키는 데 가장 큰 자산은 우리 국가안보 인력의 재능과 다양성”이라며 이렇게 지시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대통령 각서는 행정명령으로 법률과 같은 효력을 지니며, 연방 부서와 기관에 하달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명령은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 국가안보 기관들이 다른 정부기관에 비해 소수계 시민 채용 비율이 낮은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지난 6월 처음으로 발표된 국가정보국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들의 채용자 중 24.6%가 소수계였다. 이는 지난 2011년의 21%에 비해 증가한 것이나, 다른 연방기관 평균치 35.4%에 비해서는 낮은 것이다. 현재 미국 인구에서 소수계 비중은 37.5%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구성원을 가진 집단이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 성과를 언급하며, “더 많은 다양성은 가능한 최대의 인재 풀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우리들의 능력을 신장하고, 가장 어려운 도전을 해결할 수 있고, 직원들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자료를 내 “다양성은 미국의 최대 강점의 하나이며, 연방정부는 국민을 반영해야 하며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고위 외교관 가운데 소수계 비율은 20%에 못 미치고, 고위 군 인사 가운데는 15%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배경이 같지 않은 다양한 리더십이 세계의 여러 난제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사고의 다양성과 창의력을 가져다준다”며 “미국의 모든 구성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 및 발전시키는 데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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