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오른쪽)이 6일(현지시각) 수도 보고타에서 부인 옆에서 수상 소감 연설을 하고 있다. 산토스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수상은 “내 이름이 아니라 모든 콜롬비아인, 특히 50년 이상의 내전으로 고통받았던 수백만명의 이름으로 받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고타/AFP 연합뉴스
올해 노벨 평화상은 콜롬비아 평화 협상을 추진해 반세기 내전을 끝낸 후안 마누엘 산토스(65) 콜롬비아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7일 “22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50년 이상 계속된 내전을 끝내기 위해 확고한 노력을 해온 산토스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도우파 정당인 우리비스타연합 소속인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좌파 반군 세력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본격적인 평화협상을 시작해 지난달 26일 콜롬비아무장혁명군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와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그러나 지난 2일 평화협정에 대한 찬성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부결돼 암초에 부딪힌 상황이다.
노벨위원회는 성명에서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은 ‘평화’에 반대한 게 아니라, 특정한 ‘평화협상 내용’에 반대한 것”이라며 평화를 위한 콜롬비아의 노력이 끝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벨위원회는 “산토스 대통령에게 상을 줌으로써 노벨위원회는 콜롬비아에서 평화와 화합 그리고 정의를 위해 노력해온 모든 이들을 격려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또 “국민투표에서 평화협상이 부결됐지만, 산토스 대통령이 유혈분쟁을 평화적 해결에 다가서게 했다”며 “이번 노벨 평화상은 크나큰 어려움과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이루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콜롬비아 국민들에게 바치는 헌정으로도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토스 대통령은 수상 소감으로 “노벨 평화상 수상이 콜롬비아의 평화를 향한 과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노벨위원회는 밝혔다. 평화 협상의 상대방이었으나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한 콜롬비아무장혁명군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이날 산토스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론도뇨는 이날 트위터에 “우리가 열망하는 유일한 상은 민병대와 보복 그리고 거짓말이 없는 콜롬비아의 사회적 정의가 있는 평화”라고 적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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