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 등 ‘공화 텃밭’들도 경합주로
“2차 토론 이후 부동층 차츰 쏠려”
“2차 토론 이후 부동층 차츰 쏠려”
미국 대선 향방을 가늠하는 ‘풍향계’로 꼽히는 오하이오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존 에프 케네디가 당선됐던 1960년 대선을 제외하면 1900년 이후 미국 대선에서 오하이오에서 승리한 모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했다.
오하이오주 볼드윈 월리스 대학이 지역 유권자 1152명을 대상으로 지난 9~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클린턴은 43% 지지를 얻어 34%에 그친 트럼프를 9%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이는 지난 9일 미 정치전문매체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에서 공개한 오하이오주 평균 지지율 격차 0.5%포인트(클린턴 44.0%, 트럼프 43.5%)에 비해 크게 벌어진 수치다. 볼드윈 월리스 대학의 톰 셔튼 교수(정치학)는 “2차 텔레비전 토론 이후 오하이오 부동층이 조금씩 클린턴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나온 플로리다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클린턴은 47%의 지지율로 트럼프(44%)를 3%포인트 앞섰고, 전날 공개된 펜실베이니아주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44% 지지율로 트럼프(40%)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플로리다(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는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이 많은 주요 경합주여서 이곳이 늘 역대 대선의 전쟁터였다. 한때 일부 조사에서 트럼프에 뒤지기도 했던 플로리다주에서도 클린턴은 9월26일 1차 텔레비전 토론 이후 지지율 격차를 조금씩 벌리고 있다.
이밖에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던 지역들마저 경합주로 돌아서고 있다는 건 트럼프에겐 또다른 악재다. 여론조사 업체 ‘와이투 애널리틱스’가 유타주 유권자 500명을 조사해 12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와 클린턴은 26%로 동률을 기록했다. 유타주는 1968년 이후 48년 동안 민주당 후보가 이긴 적이 없는 곳이다. 모르몬교 본산인 이곳에서 모르몬교 출신 무소속 후보 에번 맥멀린이 22%를 얻어 트럼프의 표를 분산한 탓이 크지만, 8월까지만 해도 트럼프 45%, 클린턴 27%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공화당 성향이 강한 애리조나, 네바다도 경합으로 돌아섰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도 이들주에도 선거 지부를 설치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애리조나, 조지아, 유타주에 지부를 설치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공화당의 텃밭 중 텃밭인 텍사스주에까지 지부를 확장했다. 브렌던 데이비스 민주당전국위원회 조직국장은 “조지아와 텍사스 등에도 인구·정치 성향이 매우 빨리 바뀌고 있다”며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이 지역에 투자할 것”이라 말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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