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의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포용과 화합을 강조하는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트럼프 판박이’ 스티브 배넌 선거대책본부 CEO
‘당과 가교역할’ 라인스 프리버스 위원장
‘막후 실세’ 사위 재러드 쿠시너
‘당과 가교역할’ 라인스 프리버스 위원장
‘막후 실세’ 사위 재러드 쿠시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선 작품이 될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군이 3파전으로 좁혀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티브 배넌 선거대책본부 최고경영자(CEO),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 위원장, 맏딸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시너 등이 그들이다.
스티브 배넌은 지난 8월 온건파인 존 매너포트가 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최고경영자로 영입돼 ‘2기 캠프’를 이끈 인물로, 강력한 비서실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10일(현지시각) “트럼프가 배넌을 비서실장으로 강력하게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고, <뉴욕 타임스>도 배넌이 강력한 비서실장 후보라고 전했다.
배넌은 캠프 합류 전까지 극우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트바트>의 대표를 맡아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주류 등 기성 정치권에 대한 무차별적으로 공격적인 보도를 이끈 ‘싸움꾼’으로, ‘트럼프 판박이’로 불린다. 인종주의적이면서 성차별적 편견을 강하게 드러내온 그가 비서실장으로 임명될 경우, 상당한 반발이 일 수도 있다.
<뉴욕 타임스>는 라인스 프리버스 위원장도 유력한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공화당 경선과정을 관리해온 프리버스는 트럼프가 여러차례 위기에 빠질 때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트럼프의 가족’들도 그에게 상당히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주류와도 개인적 친분이 두터워, 그가 비서실장으로 임명될 경우 공화당과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방카의 남편이자 막후에서 선거캠프를 사실상 지휘해온 재러드 쿠시너는 ‘반짝 후보’로 떠올랐다가 ‘미국 공무원은 정부 기관 또는 관할·통제권이 있는 자리에 민간인 친인척을 기용하는 것을 금지’한 반네포티즘 법령 위반 논란이 일면서 최근 가라앉는 양상이다. 하지만 트럼프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처음 회동한 10일, 쿠시너와 데니스 맥도너 현 백악관 비서실장이 백악관 남쪽 뜰에서 함께 걸으며 담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해, 트럼프 당선인이 ‘무한신뢰’를 보내고 있는 자신의 사위에 대한 비서실장 임명강행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순 없다. 쿠시너는 비서실장을 맡지 않더라도, 차기 행정부에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주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대계인 그는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로, 하버드대학 사회학과, 뉴욕대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다. 침착하고 겸손한 인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09년 이방카와 결혼했다.
트럼프 행정부 첫 내각에는 국무장관 후보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부상하는 가운데, 선거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지휘해온 제프 세션스 공화당 상원의원,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국무부 차관을 지낸 존 볼튼 등이 후보 명단에 남아있다. 국방장관 후보에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이 여전히 강력한 편이고, 공화당 내 대표적 외교안보통인 짐 탤런트 전 상원의원, 스티븐 해들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도 거론된다. 플린 전 국장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도 거론된다. 재무장관에는 트럼프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을 지휘한 스티브 너친 듄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헤지펀드 투자자인 칼 아이칸 등이 자주 언급되며, 젭 헨살링 텍사스 하원의원도 후보군에 올라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디스팩트 시즌3#27_아무도 예상못한 트럼프 특집 방송] 바로가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