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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블루칼라, 트럼프 시대 일자리 늘까 기대하지만…

등록 2016-11-15 16:35수정 2016-11-15 21:15

멕시코 이전예정 공장 노동자, 트럼프 당선에 환호
크루그먼 “단기적 성장, 장기적 위기 올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9일 뉴욕에서 당선 소감 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 미소를 짓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9일 뉴욕에서 당선 소감 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 미소를 짓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지난 9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하자, 인디애나주에 사는 노동자 폴 로엘(36)은 기쁨에 겨워 아내와 손뼉을 마주쳤다. 로엘은 개표방송을 보느라 한숨도 자지 않고 인디애나폴리스 캐리어사 공장으로 출근했다. 그가 트럼프 당선에 환호하는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14일 미국 제조업 노동자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로엘이 일하는 에어컨 제조업체인 인디애나폴리스 캐리어 공장이 대표적인 예다. 캐리어는 인디애나폴리스 공장을 2019년까지 멕시코 몬테레이로 이전할 계획이다. 미국 노동자의 시급(1시간 임금)이 멕시코 노동자 하루 일당과 비슷할 정도로, 멕시코의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 뒤 캐리어에서 줄곧 일한 로엘은 시간당 23.83달러를 받고 있지만, 공장이 멕시코로 이전하면 그 정도 임금을 줄 회사가 인디애나폴리스에는 없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캐리어 공장의 멕시코 이전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만일 캐리어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한 뒤, 거기에서 만든 에어컨을 미국으로 역수입한다면, 관세 35%를 매기겠다고 했다. 인디애나주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0.5%포인트가량 낮은 4.5%로, 미국에서 특별히 경제상황이 더 나쁜 주가 아니다. 문제는 경기회복이 제조업보다 임금이 적은 호텔 등 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하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제조업의 성장은 약하다는 점이다. 러스트벨트의 일부인 인디애나주는 전통적으로 제조업 강세 지역이었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트럼프를 지지하게 만들었고, 따라서 트럼프의 당선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일자리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선거 이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미국인들의 62%가 “실업률을 낮추고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트럼프는 선거공약으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트럼프노믹스’로 이름붙여진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걸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4일 <뉴욕 타임스> 칼럼에서 ‘트럼프 시대’에 (단기부양책으로 인해) 경제는 일시적으로 살아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경제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썼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몇년 동안 경제성장에 가속도가 붙어도 놀랄 필요가 없다”며 “우연적이고 열악하게 설계된 경기부양책도 단기적 차원에선 없는 것보단 낫다”고 적었다.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트럼프주의는 경제에 매우 나쁘다”며 “당장 불황에 직면하지 않는다 해도, 아마도 (트럼프가 추진하려는) 금융개혁 해체의 결과로 새로운 경제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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