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맏딸 이방카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보낸 팔찌 홍보 이메일 내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4일 당선 뒤 처음 한 <시비에스>(CBS) 방송 ‘60분’ 인터뷰에 동석한 맏딸 이방카는 자신이 운영하는 보석장신구업체 ‘이방카 트럼프 파인 주얼리’의 팔찌를 차고 나왔다. 방송 뒤 이 업체는 기자들에게 그 팔찌를 홍보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를 놓고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기업들이 선거 결과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기 시작했다”고 했고, <뉴욕 타임스>는 “이방카가 직업과 정치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었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트럼프가 직면할 그의 복잡한 사업체와 대통령직 수행의 이해충돌에 견주면 약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자신의 사업체를 이방카 등 3명의 성인 자녀들에게 맡기고 백악관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 연방법은 가족이 아닌 독립적인 제3자만에게만 백지신탁을 허용하고 있다. 더구나 트럼프는 그 발표 직후, 그들을 모두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시켰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수행할 정책들이 자신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잘 알아 정책을 사업에 유리하도록 수행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의 사업과 사업체는 거의 대부분 그의 이름을 브랜드로 쓰고 있어 누구나 대통령의 사업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어, 관련자들이 불공정 행위를 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트럼프의 사업체는 주로 부동산 회사들이다. 대부분 사업체가 미국에 있으나, 최근 10건의 사업은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사업체들도 연방 혹은 주정부과 관련된 게 많고, 해외사업 역시 미국 대통령이 가진 막강한 영향력에 좌우될 것이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5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로비스트들과 자녀들을 인수팀에 포함시켰다는 건 트럼프가 그의 사업적 이득으로부터 대통령인 자신을 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며 “우리는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에게 권력을 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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