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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열풍, 밑바닥에서 들끓었다

등록 2016-11-21 16:26수정 2016-11-22 00:10

선거 직전 지지팻말 버섯처럼 번져
트럼프 50개라면 클린턴은 1개꼴
여론조사엔 트럼프 지지 감춰
민주당도 언론도 민심 눈치못채
민주당 텃밭인 미시간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밑바닥 민심은 선거 전부터 활화산처럼 끓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도 미시간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상 징후’는 제대로 감지되지 않았다.

14~16일 매콤 카운티와 먼로 카운티 두 곳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만나보니, ‘트럼프 열풍’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거셌다. 매콤 카운티와 마찬가지로, 먼로 카운티도 원래 민주당 성향 지역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트럼프가 58.4%의 지지율을 얻어 36.2%를 얻은 클린턴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마침 ‘먼로 카운티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14일에 만난 카운티 운영위원 돈 애스퍼(62)는 “선거를 4~5일 남겨둔 시점부터 집 앞에 꽂아놓는 트럼프 지지 팻말이 버섯처럼 피어났다”고 전했다. ‘숨죽이던’ 트럼프 지지자들이 선거 직전에 공개적으로 ‘커밍 아웃’을 하며 강하게 집결했음을 알 수 있다. 매콤 카운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 15일 집 앞에서 잔디를 깎고 있던 데일 스탠지(52)는 “선거 직전 이 근처에서 트럼프 팻말이 50개라면 클린턴 팻말은 1개 있을까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자들은 선거 직전까지 아주 ‘샤이’(shy·본심을 감춘)했다. 몇가지 이유를 꼽았다. 애스퍼는 “주류 언론들은 교육받지 않은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나와 자기 주장을 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애스퍼는 또 “클린턴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개탄스럽다’고 하면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그래, 개탄스런 집단들이 표로 한번 보여주자’는 숨겨진 반발심이 상당히 강했다”고 말했다.

포드자동차 노동자이자 매콤 카운티 공화당 선거운동원이었던 브라이언 패너벡커(57)는 “여론조사는 보통 민심보다 느리게 나온다. 게다가 트럼프는 여성 문제 등과 관련해 당혹스럽게 하는 일들을 많이 하지 않았나. 그러다 보니 공개적으론 얘기를 못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스마트’하기도 했다. 스탠지는 “나는 여론조사 때 클린턴에 투표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일종의 속임수”라고 말했다.

민주당이나 언론들은 미시간의 민심 흐름 변화를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 애스퍼는 “집집마다 트럼프 팻말로 가득찼는데, 주류 언론들은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에만 관심을 가졌다. 언론이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간을 ‘따논 당상’이라고 여긴 민주당은 미시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애스퍼는 “막판에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낀 민주당이 팀 케인(민주당 부통령 후보)나 빌 클린턴(전 대통령)을 보냈지만, 우리는 비웃었다”고 통쾌해했다.

매콤·먼로 카운티/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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