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타임스>가 한국 여성들이 박근혜 스캔들이 여성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고 21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박 대통령이 2013년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나 최근 형사사건 피의자로 전락한 상태라며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15일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연기를 요청하면서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고 발언해, 여성단체의 비판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인들은 박 대통령을 여성 대통령이라기보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박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점이 박근혜 스캔들에서 두드러진 이슈는 아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더하고 여성 혐오적인 측면으로 일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에 대해서 ‘강남 아줌마’라고 비난하고, 남자들이 변기에 최순실 사진을 붙이고 오줌을 싸는 일도 벌어졌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박근혜 스캔들과 관련해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는 여성 비하적 발언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했다.
신문은 페이스북 페이지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이 게시한 ‘광화문 민중총궐기 집회에 여성이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라는 글도 소개했다.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은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권력자가 아니라 ‘여성’으로 대상화되었으며 이는 권력이 아닌 ‘여성’을 겨냥한 발언들이 인터넷이든 집회 현장이든 가리지 않고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는 상황을 통해 입증된다”고 적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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