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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흑인운동이 카스트로에 바친 헌사

등록 2016-11-28 16:56수정 2016-11-28 17:08

‘블랙 라이브스 매터’ 성명서 피델 애도·감사
“혁명은 ‘만인의 평등한 권리’ 인정에 뿌리 둬”
“자유·평화·정의 세상 위해 결속·투쟁할 것”
피델 카스트로(왼쪽)가 쿠바 혁명에 성공해 집권한 이듬해인 1960년 11월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가 할렘가에서 미국 흑인해방운동 지도자 맬컴 엑스(X)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6s뉴욕/AFP 자료 사진
피델 카스트로(왼쪽)가 쿠바 혁명에 성공해 집권한 이듬해인 1960년 11월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가 할렘가에서 미국 흑인해방운동 지도자 맬컴 엑스(X)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6s뉴욕/AFP 자료 사진
미국의 흑인인권운동단체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 생명도 소중하다)가 쿠바 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90)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2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그의 사망에 애도를 표시하고 혁명정신을 이어받겠다고 다짐했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는 미국 흑인 시민에 대한 경찰의 과도한 폭력과 사살, 제도적인 인종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2012년 설립된 인권단체로, “흑인해방운동을 재건하기 위해 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흑인의 비인간화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이 나라(미국) 흑인들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미국 사회에 만연한 지독한 반흑인 인종주의에 맞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이 단체는 ‘피델의 교훈:블랙 라이브스 매터와 사령관의 이양’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제 우리는 피델이 없이 세상을 각성시켜야 함에 따라 많은 걸 느끼게 된다”며 “엄청난 상실감과 두려움, 우려가 교차한다”고 운을 뗐다. ‘사령관’은 피델 카스트로의 별칭이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는 “결점이 없는 지도자는 없겠지만, 우린 극우파들의 수사를 거부하고 사령관을 옹호해야 한다”며 “정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자유와 평화의 비전에 기초한 세상’을 열망하면서 되돌아보고 유념해야 할 교훈들을 피델에게서 찾는다”고 밝혔다. “혁명이란 때로는 산 속의 몇몇 사람들만이 품었던 사상과 급진적 상상력에서 촉발”되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먼저 “혁명은 지속적이며, 먼저 사람들의 가슴과 마음에서 승리한 뒤 끊임없이 집단적으로 모습을 갖추고 재형성된다”며, 그러므로 “혁명은 모두가 완전히 참여하고 헌신할 때 비로소 시작되며 결코 끝나지 않는다”고 짚었다.

성명은 이어 “혁명은 국경을 넘어, 압제받는 사람들과 유색인들의 자유를 하나로 묶어세운다”면서, “혁명은 모든 사람이 태어난 이유만으로 똑같이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데 뿌리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음식, 깨끗한 물, 품위 있는 주거, 안전한 공동체, 양질의 보건, 평등한 교육, 민주적 참여, 정례적 휴식, 예술과 체육, 영적 표현의 공간 등은 자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의 문제이며 모든 인간 사회의 필요 조건”이라는 것이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는 피델이 남긴 또 하나의 교훈으로 “혁명적이기 위해선 고결한 삶을 살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이 단체는 1960~70년대 미국의 흑인민권운동 시기에 정부의 탄압을 받던 흑인 지도자들에게 피델 카스트로가 피난처를 제공해준 것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또 쿠바가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때 구호 물자를 지원하고, 2005년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를 덮쳤을 때 뉴올리언스주의 흑인들을 지원했던 것에도 빚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악의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도움으로써 서로 함께 고결해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는 끝으로 피델의 타계로 남은 최고의 교훈 한 가지를 강조했다. “우리가 집단적 비전에 뿌리박을 때, 우리 몸과 영혼의 무한한 자유를 모색하기 위해 함께 결속할 때,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는 교훈이다.

이어 성명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피델은 조상들의 왕국으로 올라갔지만, 우리는 그의 모범과 강인함, 힘을 불러오면서 만인의 보편적 자유를 위한 투쟁에 헌신한다. 피델 만세!”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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