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0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이해상충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대통령 직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19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도착해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베드민스터/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대통령 직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의 사업을 자녀들에게 맡길 경우 이해충돌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자는 30일 트위터를 통해 “사업 운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기 위해 서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직이 훨씬 더 중요한 임무”라며, 오는 15일 자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조처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국정에 온전히 몰두하기 위해 ‘위대한 사업’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내가 법적으로 그렇게 해야될 의무는 없지만, 대통령으로서 사업과 조금이라도 ‘이해충돌’이 없게 하는 게 보기에도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지난 22일 <뉴욕 타임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사업에 대해 “법은 완전히 내 편이다. 대통령에게는 이해충돌 같은 건 없다”며 대통령직에 있으면서도 사업에서 손떼지 않겠다는 주장에서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업 결정권을 자녀들에게 넘겨주기로 한 이전 결정에서 이번에 추가로 더 나아간 내용이 뭔지에 대해선 밝힌 게 없다.
앞서 <시엔엔>(CNN) 방송은 트럼프가 미국을 포함해 터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 등 최소 25개국에서 거래한 적이 있는 회사 150여개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해외사업은 이스라엘의 음료수 장사부터 아랍에미리트의 골프장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선거운동 기간 발언에 비춰보면, 트럼프는 재산의 완전한 백지신탁보다는 자녀들이 사업을 맡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경우 이해충돌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한다. 트럼프가 자녀들의 사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또 자녀들도 지금처럼 비공식 참모로 트럼프의 대통령직 활동에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감시단체인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의 집행이사인 노아 북바인더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트럼프가 가족 이외 사람들에게 사업체를 팔고 백지신탁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실제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