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록히드 마틴의 5세대 전폭기 F-35가 지난 7월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했을 때의 모습.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사상 가장 비싼 무기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전폭기 F-35 구입 비용이 “통제 불능”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12일 트위터에 “F-35 프로그램과 비용이 통제 불능이다. 1월20일 (대통령 취임 뒤) 수십억달러의 군사 부문과 다른 부문의 구매 비용을 절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F-35 사업은 미국 록히드 마틴이 육해공 3군 통합 기본 기체를 만드는 5세대 전폭기 사업으로, 스텔스 기능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15년째 개발해온 F-35는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고 성능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은 2001년 F-35 사업 비용으로 개발비 2330억달러(272조원)를 책정했으나, 지금은 사업비 규모가 1조4000억달러(1642조원)로 불어났다. 한국도 2018년부터 4년간 매년 10대씩 공군용 F-35A를 도입하기로 되어 있다. 미 국방부 내 독립적 평가기관인 시험평가국은 F-35A가 조종석 사출 결함, 열에 취약한 무기 장착고, 무기 발사시 속력 저하 등의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F-35 사업에 대해 비판한 날,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F-35 2대가 인도된 이스라엘에 있었다. 카터 장관은 F-35가 “역사상 가장 발전한 무기”라며 반박했다.
트럼프가 정부 물품 조달 비용에 대해서 비판한 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는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보잉사가 새로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만들고 있는데 비용이 40억달러(4조6840억원) 이상이다. 주문 취소!”라고 했다. 트럼프가 록히드 마틴에 견제구를 던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비용을 감축할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때문에 트럼프가 보잉에 이어 록히드 마틴까지 일종의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정치인이 군수 업체들을 비판하긴 쉽지만 실제로 비용 감축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록히드 마틴은 F-35 생산 거점을 미국 50개주에 두고 있고, 사업비를 축소하면 미국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트럼프가 그동안 주장해온 미 제조업 일자리 창출 주장과 배치된다. 또 구매 대수를 줄이면 대당 단가가 높아진다.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지난 2009년 F-22 전투기 사업을 중도 폐기하고 구매 대수를 줄였을 때도 대당 단가가 올라갔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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