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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트럼프에 맞서 유산 지키기 대못박기

등록 2016-12-21 17:09수정 2016-12-21 17:44

북극해 및 대서양 연안에서 석유 시추 영구 금지
가족계획 사업 지속, 가스 파이프라인 금지도 발표
자유주의 진영은 오바마에게 트럼프와의 싸움 지속 요구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 맞서 자신의 유산(legacy)을 지키려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에게 반대하는 민주당 쪽 진영에서는 오바마가 퇴임 뒤에도 트럼프에게 맞서는 싸움에 나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북극해와 대서양 연안 광범한 지역에서의 석유 및 가스 시추를 영구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바마가 자신의 정책과 유산을 뒤집으려는 트럼프로부터 환경정책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분투로 평가된다. 특히 이 조처는 1953년 제정된 ‘외측 대륙붕법’에 근거한 것으로, 신임 대통령이나 의회가 아니라 연방법원에 의해서만 뒤집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기후변화가 ‘중국이 조장하는 소설’이라며 기후변화협정을 반대하는 한편, 오바마의 환경정책이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규제라고 공격하고 있다. 그는 특히 미 전역에서 화석연료 채굴과 시추를 자신의 경제 프로그램 중추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이날 오바마의 조처는 미 동부 대서양 연안 버지니아에서 북쪽 메인까지, 그리고 알래스카 연안 대양저에서 시추가 영구적으로 금지되는 것을 뜻한다. 오바마의 대서양과 북극해 연안 시추 금지 조처는 초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큰 진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과 트럼프 진영 쪽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이를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하나, 격렬한 저항과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근거법을 의회에서 개정하는 것만이 논란이 없을 수 있으나, 이는 상원에서 60명 의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은 52명이다.

로열더치셸이 북극해 석유 탐사를 위해 설치한 두 개의 시추 시설 중 첫번째인 ‘폴라파이어니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북극해와 대서양 연안의 연방정부 수역 대륙붕에서 석유 시추를 영구히 금지하는 조처를 내리며,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자신의 환경정책을 지키기 위한 대못박기를 했다. AP 연합뉴스
로열더치셸이 북극해 석유 탐사를 위해 설치한 두 개의 시추 시설 중 첫번째인 ‘폴라파이어니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북극해와 대서양 연안의 연방정부 수역 대륙붕에서 석유 시추를 영구히 금지하는 조처를 내리며,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자신의 환경정책을 지키기 위한 대못박기를 했다. AP 연합뉴스
앞서 오바마는 1970년 제정된 청정대기법에 근거해 주 정부에 발전시설 연료를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원으로 바꾸는 전면적인 규제를 부과했다. 또 환경파괴 논란을 빚은 노스다코타에서 일리노이까지의 2000㎞ 상당의 지하 석유수송관 건설 허가도 취소했고, 메인 주에 국립 천연기념물도 새로 지정했다. 19일에는 사면과 감형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낙태를 금지하려는 보수주의 진영의 시도를 막는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취임 이틀 전에 발효된다.

임기 말에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 마무리를 위해 각종 정책과 조처를 쏟아내기는 했으나, 후임 대통령의 노선에 정면으로 맞서는 건 이례적이다. 민주당 쪽 진영은 오바마가 트럼프와의 싸움을 계속해주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이날 보도했다. 최근 오바마가 미국 대선에서의 러시아의 해킹 등을 놓고 적극적인 발언을 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퇴임 뒤에까지 지금과 같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밝히진 않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1월 대선 직후 “내년에 미셸과 나는 여러분과 함께 같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 재건을 위한 자신의 역할을 피하지 않을 것임도 내비쳤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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