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인 ‘할리우드’(HOLLYWOOD) 간판이 새해 첫날인 1일(현지시각) ‘할리위드’(HOLLYWEED)로 바뀌어 있다. 위드(WEED)는 ‘대마초’라는 뜻이다. 경찰은 누군가 올해부터 기호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한 캘리포니아의 정책을 환영하는 뜻에서 밤새 간판에 손을 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인 할리우드(HOLLYWOOD) 간판이 새해 첫날인 1일 할리위드(HOLLYWEED)로 바뀌어 걸렸다. 위드(Weed)에는 대마초라는 뜻이 있기 때문에 할리위드는 ‘할리 대마초’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누군가 로스앤젤레스가 새해부터 시행하는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를 환영한다는 뜻에서 간판을 장난으로 바꿔놓은 듯하다고 전했다.
엘에이(LA) 경찰은 감시카메라를 살펴본 결과, 이날 새벽 남성 한명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O를 E로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간판 자체를 훼손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남성이 붙잡히면 적용될 혐의는 재물손괴가 아니라 무단침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캘리포니아 시민들은 지난해 11월8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를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대마초와 관련해서 할리우드 간판이 바뀐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6년 1월1일에도 캘리포니아 주립대 학생이 산을 타고 올라가 ‘할리위드’로 간판을 교체했다. 캘리포니아주가 당시 대마초 1온스를 갖고 있다가 적발되면 중범죄로 처벌하던 것을 경범죄로 처벌 수위를 낮춘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할리우드 간판은 누군가 글자를 바꿔놓는 일이 자주 있었다. 샌타모니카 산맥에서 뻗어 나온 할리우드 언덕이 있는 마운트 리에 1923년 설치된 할리우드 간판은 로스앤젤레스 시민이라면 어느 곳에서 볼 수 있는 시의 상징으로, 눈에 잘 띄고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미국을 방문한 1987년에는 ‘L’ 철자 1개를 제거해 성스러운 할리우드라는 뜻의 ‘홀리우드(HOLYWOOD)’로 변신한 적도 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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