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한겨레 자료사진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2017년 신년 계획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커버그는 올 한 해 동안 미국의 모든 주를 찾아 사람들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마치 정치인의 출마 선언처럼 보이는 이 계획을 두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3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과거 방문한 곳을 제외하고, 미국의 30개주를 추가로 방문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가 끝나기 전까지 미국의 모든 주에 방문해 사람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주커버그는 매년 일정 거리를 달리거나, 25권의 책을 읽거나, 중국어를 배우는 등의 신년 계획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해왔다. 주커버그는 이어 “이번 계획을 통해 힘들었던 지난 한 해가 지난 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일하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주커버그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프리실라와 길을 따라 여행하기’, ‘작은 마을과 대학, 회사를 방문하기’, ‘선생님들과 과학자들을 만나기’, ‘사람들이 추천하는 재밌는 곳에 방문하기’ 등을 제시했다.
외신들은 이번 신년 계획이 주커버그의 정치적 행보를 암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4월 페이스북을 상대로 제기된 집단 소송과 관련된 법원 문서를 보면,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을 경영하는 동시에 정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지에 대해 회사 임원과 논의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전하며 “이번 신년 계획 역시 주커버그가 공직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주커버그가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무신론자라는 입장을 바꿔 자신이 유대교인이라고 밝힌 것 역시 정치적 행보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주커버그의 신년 계획을 두고 미국 아이티(IT)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는 “주커버그가 공직에 진출하더라도, 페이스북의 소유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트럼프 기업의 소유권을 갖고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것 주커버그에게는 역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커버그의 정계진출설에 대해 페이스북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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