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국(DNI) 등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돕기 위해 대선개입을 직접 지시했다고 분석한 기밀해제 보고서를 6일 미 의회에 제출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확인하는 정보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재천명했다. 러시아도 미국 정보당국의 주장을 근거없다며 일축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7일 세계 전역의 “크고 많은 급박한 문제들과 현안들을 풀기 위해”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이는 미 정보당국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는 사이버공격을 명령하고 트럼프의 “당선 기회”를 도왔다고 비난하는 보고를 한 지 24시간도 안된 시점에서 나왔다.
그는 3차례 트위터 메시지에서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갖는 건 좋은 일, ‘멍청한’ 사람이나 나쁘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는 우리를 지금보다 더 존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트럼프타워에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 등 정보기관장들로부터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사건’ 보고를 받은 뒤 “러시아와 중국, 다른 나라들, 외부단체와 개인들이 지속해서 우리 정부기관들과 기업들,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포함한 기관들의 사이버 인프라를 뚫으려 했다”고 러시아의 대선 개입 해킹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외국에 의한 사이버 공격이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해, 자신의 당선이 러시아의 도움없이 이뤄졌음을 강조하며, 자신의 선거 당선 정통성을 강력히 옹호했다.
미국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6일 의회에 제출한 기밀해제 보고서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비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를 열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증거 자료는 보안을 이유로 제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워싱턴/AFP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는 공식대응을 않고 있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 소속 알렉세이 푸시코프는 트위터에서 “미국은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확신했다”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