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는 8일 총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를 들여 2020년까지 미국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의 공장 설비를 교체하고 2천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07년 10월24일 미시간주 워런의 크라이슬러 자동차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퇴근하는 모습. 워런(미시간주)/AP 연합뉴스
자동차업체를 대상으로 미국 안에서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만들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압력에 크라이슬러가 자발적으로 응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8일 성명을 내고 10억달러를 투자해 2020년까지 미국 미시간과 오하이오의 공장설비를 보강해 2천여명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와는 달리 트럼프가 직접 일자리 창출 압박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런 조처를 선행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미국의 공장 설비를 개선한 뒤 현재 멕시코 살티요 공장에서 생산되는 램 픽업트럭 공정을 옮겨오겠다고 했다. 크라이슬러는 현재 멕시코에서 7개 제조시설을 두고 램 트럭부터 소형차 피아트 500,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닷지 저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 고용인력이 1만1800명이 넘고, 멕시코 투자 비중도 지엠이나 포드에 비해 높아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독일 자동차업체 베엠베(BMW)는 멕시코의 산루이스포토시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짓고 있는 새로운 공장 설립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8일 보도했다. 그러나 베엠베는 이를 밝히면서도 베엠베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고,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회사라는 점을 애써 강조했다.
앞서 포드는 16억달러 규모의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소형차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하고 미시간에 7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에 미국 수출용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는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에 대해서도 “미국에 공장을 짓던가, 아니면 국경세를 내야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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