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기간 동안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판한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포함한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상황에서 미-이란 간 관계가 본격적으로 틀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 취임 뒤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란에 공식적으로 통보한다”며 ”이란의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31호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29일 테헤란 동쪽 셈난 인근에서 사거리 1㎞ 이상의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 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무기 이전과 테러 지원, 다른 국제규범 위반 등 이란의 악의적인 행동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이란은 핵협정을 체결해 준 미국에 감사하는 대신 오히려 대담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린은 구체적인 대응방법은 밝히지 않았지만, <시엔엔>(CNN) 방송은 금융 및 경제제재를 포함해 군사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린의 공개적인 성명 발표는 오바마 행정부와 맺은 이란 핵합의를 재검토 또는 폐기하기 위한 명분쌓기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면밀하게 합의 내용을 재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 정부는 자국민이 포함된 트럼프의 반이민·난민 행정명령에 대응해 미국인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중단하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정상적 초보정치인’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는 등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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