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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연일 ‘반이민 제동’ 판사에 독설…“삼권분립 훼손” 비판

등록 2017-02-06 16:05수정 2017-02-06 21:05

트위트에 “소위 판사” “미국을 위험 빠트려” 인신공격
전문가들 “대통령답지 못해…사법 독립성 침해” 비난
공화당서도 “진짜 판사만 있을뿐 ‘소위 판사’는 없어”
미국 버지니아주 우드브리지에 사는 이라크인 가족이 5일 덜레스 공항에서 할머니를 만나 껴안으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미국 영주권이 있는 할머니는 이라크에 있는 딸이 아이를 출산해 이라크를 방문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으로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가 워싱턴주 시애틀연방지법이 행정명령 임시 중지결정을 한 덕분에 입국할 수 있게 됐다. 스털링/EPA 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주 우드브리지에 사는 이라크인 가족이 5일 덜레스 공항에서 할머니를 만나 껴안으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미국 영주권이 있는 할머니는 이라크에 있는 딸이 아이를 출산해 이라크를 방문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으로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가 워싱턴주 시애틀연방지법이 행정명령 임시 중지결정을 한 덕분에 입국할 수 있게 됐다. 스털링/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 이민·난민 행정명령’의 임시 중지 결정을 내린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연방지법 판사에 대해 연일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붓자, 공화당 내에서도 ‘삼권분립’을 위태롭게 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소위 판사라는 자의 의견이 가소롭다”는 등 7건의 폭풍 트위트를 올린 데 이어 5일에도 “판사 한 명이 미국을 엄청난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와 사법체계를 비난하라”고 독설을 내뱉었다.

<뉴욕 타임스>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충돌한 사례는 많지만 취임 2주만에 대통령의 행정 조처들이 법원에 거부당한 것도, 대통령이 그런 결정에 욕설을 퍼붓는 것도 희귀한 사례라고 5일 지적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찰스 프리드는 트럼프가 판사를 공격함으로써 모든 것을 “통속 드라마로 변질시켰다”며 “무개념에, 부적절하고, 대통령답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도 트럼프의 발언은 삼권분립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바소로뮤 돌턴 법정변호사협회 회장은 “행정부 수장이 그런 말로 사법부 인사를 비하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견제와 균형이라는 입헌 민주주의의 사법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시엔엔>(CNN) 방송에 나와 “때때로 우리는 (판사들에게)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판사들을 개인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도 “우리한테는 ‘소위 판사’는 없다. ‘진짜 판사’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행동으로 보수적 성향의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인준이 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인준 과정에서 그의 독립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사법부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6월 대선기간 중 ‘트럼프대학 사기’ 의혹 사건을 맡은 연방지법 판사를 향해 “멕시코계이기 때문에 자신을 증오하고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한다”고 주장해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편, 제9 연방항소법원은 시애틀연방지법의 ‘반 이민 행정명령 일시 중지 결정’에 대한 법무부의 ‘긴급 이의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6일부터 정식으로 항고 절차를 시작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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