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미국 플로리다주 델레이 비치에 자리한 모리카미 박물관을 방문한 멜라니아 트럼프와 아베 아키에가 함께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델레이 비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유산 지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미셸 오바마 전 퍼스트 레이디가 가꿨던 백악관 텃밭은 트럼프 시대에도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아 트럼프의 선임 고문인 스테파니 월커프는 13일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엄마이자 퍼스트 레이디로서, 멜라니아는 백악관 정원, 특히 채소 텃밭과 로즈 가든의 보존과 유지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멜라니아는 지난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인인 아키에와 함께 플로리다주 델레이 비치에 자리한 모리카미 박물관을 방문했을 당시, 일본식 정원을 둘러보며 백악관 텃밭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텃밭을 가꾸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트럼프 쪽이 텃밭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43년 백악관 남쪽 정원에 처음 만들어진 채소 텃밭은 102㎡ 정도의 규모였는데, 오바마 대통령 취임 뒤 미셸이 가꾸기 시작하면서 그 크기는 두배 이상인 260㎡로 넓어졌다. 임기동안 아동 비만 예방과 건강한 식습관을 강조했던 미셸은 백악관을 방문한 아이들과 함께 텃밭에서 작물을 가꿔 식탁에 올리거나, 지역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텃밭을 ‘내 아기들’이라고 불렀던 미셸은 임기를 불과 두달여 남긴 지난해 10월에도 텃밭의 통행로를 넓히고, 울타리를 재정비하는 등 애정을 보였다.
아들 배런(10)의 학업 문제로 뉴욕에 머물고 있는 멜라니아는 오는 6월 배런의 학기가 끝난 뒤 백악관으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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