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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투명 인간’ 틸러슨 국무장관…눈치보기인가 고도의 전략인가

등록 2017-03-13 14:56수정 2017-03-13 20:39

15~19일 한·중·일 순방 때 기자 동행 배제…40년만에 처음
국무부 예산 대폭 삭감에도 항의 안해…부장관 임명도 관철 안돼
“국방 중시하는 트럼프 탓” “개인 성향” “전략” 등 분석 다양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주 4박5일 일정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국을 공식으로 방문한다. 틸러슨 장관은 오는 17~18일 한국을 방문하며, 그 전후로 일본(15~17일), 중국(18~19일)을 찾는다. 그는 취임 후 첫 3국 방문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등 역내 현안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틸러슨 장관(오른쪽)이 지난 10일 국무부를 방문한 이라크의 자바르 알루아비 석유장관과 악수하는 모습. 워싱턴/AF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주 4박5일 일정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국을 공식으로 방문한다. 틸러슨 장관은 오는 17~18일 한국을 방문하며, 그 전후로 일본(15~17일), 중국(18~19일)을 찾는다. 그는 취임 후 첫 3국 방문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등 역내 현안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틸러슨 장관(오른쪽)이 지난 10일 국무부를 방문한 이라크의 자바르 알루아비 석유장관과 악수하는 모습. 워싱턴/AFP 연합뉴스
오는 15부터 19일까지 한·중·일 3국을 연쇄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순방과정에서 국무부 출입기자들을 동행시키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틸러슨 장관의 ‘로키 행보’와 보이지 않는 존재감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틸러슨의 이번 3국 순방은 미 국무장관으로서의 위상과 역량을 보여줄 사실상 첫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그의 해외순방은 멕시코와 독일이 전부였다. 하지만, 멕시코는 존 켈리 국토안보부장관과 함께 갔고, 독일은 다자회의인 주요20국(G20) 회의 참석을 위한 순방이었다.

이처럼 중요한 해외순방임에도 출입기자 동행을 배제한 것에 대해 국무부 쪽은 “비행기가 작아서”라며 궁색한 설명을 내놓았다. <뉴욕 타임스>는 국무장관 해외순방 때 기자동행을 하지 않는 것이 40여년만에 처음이라며, 상대국이 특징짓는대로 순방결과가 알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틸러슨 장관의 지나친 낮은 행보와 핵심 의사결정과정에서 밀려났다는 징후는 적지 않다. 백악관이 국무부 예산을 거의 40%정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는데도 그는 공개적인 저항 한번 하지 않았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낸 엘리엇 에이브럼스를 부장관으로 임명하고 싶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고 국무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또한, 틸러슨은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서도 배제됐으며, 국무부의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인 이달초 연례 인권보고서 발표 때도 공식적인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주 틸러슨을 만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무장관을 맡으면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이 소극적이라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의 이런 행보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보다는 국방에만 관심이 많기 때문에 틸러슨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설명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 대해선 여러차례 칭찬을 하며 10%가량의 예산까지 증액시켜줬지만, 틸러슨을 언급한 적은 없다.

틸러슨 개인의 성향에서 원인을 찾는 이도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틸러슨은 자존심이 극단적으로 강한 사람도 아니고 과시를 즐기는 사람도 아니다. 그는 회사(엑손모빌)를 잘 운영하고, 바쁘게 사업을 해온 스타일이다. (쇼맨십이 필요한) 국무장관직에는 적응하기 어려운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틸러슨을 옹호하는 쪽에선 그가 트럼프의 ‘하나의 중국 정책 존중’ 발언을 이끌어내는 등 장막 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의 침묵이 백악관의 권력투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밀려나면, 매티스 장관 등과 연합해 일을 모도하기 위한 ‘도광양회’라는 것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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