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20일 하원 정보위에 출석해 지난 대선 때 러시아의 개입 의혹에 대해 증언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쪽과 러시아의 공모 여부를 수사 중인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양쪽의 공모와 관련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시엔엔>(CNN)이 23일 보도했다.
연방수사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보 유출이 가능한지 협조하려고 러시아 공작원으로 의심되는 사람들과 접촉했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 국장은 지난 13일 하원 정보위에 출석해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가 간섭한 것에 트럼프 대통령 쪽이 공모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시엔엔>의 이 보도는 연방수사국이 이 수사에서 진전을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연방수사국은 현재 인적 정보, 여행, 사업 및 전화기록, 개인간 만남 등이 포함된 관련 정보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 정보들은 트럼프 쪽과 러시아 사이의 협조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연방수사국 방첩 수사관들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현재 확보된 정보는 “선거운동과 관련된 사람들이 (러시아 쪽과) 접촉을 했고, 이는 그들이 (클린턴에 악영향을 줄) 정보들이 준비됐을 때 그 정보를 공개하라고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 수사기관 관리는 말했다. 그러나 다른 미 정부 관리들은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로부터 그런 추론을 하는 것은 이르며, 대부분은 정황적 정보라고 말했다.
연방수사국이 결정적인 정보를 찾는데 직면한 장애 중 하나는 트럼프 측근들과 러시아 사이의 통신이 최근 몇개월 동안 두절됐다는 것이라고 <시엔엔>은 취재원을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통신 방법을 바꿔서, 감청을 더 어렵게 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러시아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7월 민주당 전국위 서버와 클린턴 선거운동 관계자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얻은 이메일들을 유출했다고, 미국 정보수사기관들은 지난 1월에 발표했다. 또 미국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러시아의 이런 공작은 클린턴 선거운동에 악영향을 끼치는 ‘페이크 뉴스’(가짜 뉴스) 전파에도 집중했다고 연방수사국 수사관들은 전했다. 수사관들은 가짜 뉴스 전파에는 그동안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향후 수사가 가짜 뉴스를 둘러싼 트럼프 쪽과 러시아의 공모에도 초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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