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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러시아 스캔들’ 조사 누네스, 백악관과 ‘밀월’ 의혹

등록 2017-03-28 15:47수정 2017-03-28 19:11

“정보기관, 트럼프 인수위 사찰” 발표 전날 백악관서 정보원 접촉
‘오바마 도청 지시설’ 근거 없어 궁지 몰리자 물타기 시도 의혹
“조사에서 손떼라” 민주당 공세 수위 높여
미국 공화당 소속의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이 지난 24일 의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소속의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이 지난 24일 의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공화당 소속의 데빈 누네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이 백악관과 입맞춤을 하고 있는 듯한 부적절한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 누네스 위원장이 ‘러시아 스캔들’을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조사에서 손을 떼라’는 민주당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미 언론들은 27일 누네스 위원장이 ‘미국 정보기관들의 트럼프 인수위원회 사찰’ 사실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 21일 밤 백악관 영내에서 ‘정보원’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누네스 위원장은 참모와 같이 있다가 갑자기 누군가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뒤 우버 차량을 타고 백악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상, 누네스 위원장의 행동은 누가 봐도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트럼프 타워 도청 지시설’을 끄집어내며 반격을 가했다. 누네스 위원장도 도청 지시설을 의회 차원에서 조사하겠다며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20일 정보위 청문회에서 ‘도청 지시는 없었다’고 증언하자, 트럼프 대통령과 누네스 위원장은 궁지에 몰렸다.

이런 가운데, 누네스 위원장은 ‘정보원 백악관 접촉’ 다음 날인 22일 하원 정보위원들과 일체의 정보공유도 없이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보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인수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전파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도청설’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사찰설’로 물타기를 하기 위한 것이 분명했다. 기자회견 전날 밤에 이뤄진 ‘백악관 비밀 접촉’이 백악관과의 사전조율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까닭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누네스 위원장은 “정보를 검토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백악관 영내에서 정보원을 만났다”고 해명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건물에는 자신이 있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보원이 백악관 인사라는 등의 공모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누네스 위원장은 ‘트럼프 인수위’에도 참여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애초 정보위가 아니라 별도의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해야한다고 했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에 밀려 관철시키지 못했다.

‘누네스 미스터리’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 경내에서 만난 인물이 누구인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는지, 정보기관의 사찰을 당할 정도의 부적절한 행동은 무엇이었는지 등의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위원장으로 있는 하원 정보위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손상될 수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누네스와 백악관의 커넥션은 그가 맡고 있는 하원 정보위의 관련 조사가 초당적이고 독립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덤 시프 민주당 간사도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누네스 위원장이 트럼프 캠프-러시아 연루 수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가벼운 권유가 아니다”라고 촉구하는 등 민주당도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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