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정가 할리우드 스타 대결 후끈
미국 캘리포니아 정치판에서 두 헐리우드 스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캘리포니아 주민투표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58·공화당·?5c사진 오른쪽)가 발의한 ‘4대 개혁안’이 모두 부결돼 ‘정치생명’에 빨간 불이 켜진 반면, 그에 맞서온 배우이자 감독인 워런 비티(68·?5c왼쪽)가 다음 주지사 후보로 화려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패배자’로, 비티를 ‘승자’로 묘사했다.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인 비티는 이번 투표 캠페인 기간 동안 유명 배우이자 아내인 아네트 베닝과 함께 캘리포니아 전역을 누비며 주지사 예산 통제 강화 등 슈워제네거가 내놓은 법안을 반대하는 데 앞장섰다. “1년 뒤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비티는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주지사 도전을 원치 않는다, 그렇지만 주지사에 대한 거리낌도 없다”고 애매한 답변을 하고 있다.
비티는 68년 당시 로버트 케네디 후보의 대선 캠페인 지지연설을 하는 등 40년 동안 민주당 편에 서 왔다. <레즈> <보니 앤 클라이드>를 비롯해 정치판의 위선을 정면으로 꼬집은 <불워스> 등 진보적인 영화들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정치 소신대로 활동하고 있는 비티가 출마에 소극적인 대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언제든 큰 불로 번질 정치적 불씨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움직임은 한동안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년 전 액션 스타의 인기를 바탕으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화려하게 주지사에 당선됐던 슈워제네거는 한때 68%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올들어 40% 밑으로 추락하고 있다. 그는 돌파구로 주민 특별투표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완패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그가 처음 주지사에 당선됐을 때 대선에 나설 수 있도록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논의까지 무성했던 화려한 시절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박민희 기자, 연합뉴스 minggu@hani.co.kr
워런 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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