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사례로 들며 북한과 관련해서도 ‘레드라인’(금지선)이 없다고 발언했다가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잇따른 추궁으로 진땀을 흘렸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해 미국의 군사 대응을 초래할 수 있는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을 정해놓았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모래 위에 (의미 없는) 레드라인을 긋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해 취한 행동(공군기지 공격)은 그가 적절할 때에 단호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상황에 따라 시리아 공습처럼 예고 없이 북한을 무력으로 ‘응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그의 말 그대로라면 ‘대북 초강경’ 대응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스파이서 대변인은 ‘시리아와 북한은 아주 다르다.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공격을 북한에 비유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시리아와 북한에 대해 미국이 취할) 행동의 유사점을 찾기 위해 (내 말에서) 너무 많은 뜻을 부여하지 말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마라라고리조트에서 정말로 좋은 회동을 했다”며 “회담 결과 이행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얘기를 돌렸다.
또한 그는 “모든 대북 선택지가 모든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발언했다가 ‘난타’를 당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 한 기자가 ‘국방부 당국자들은 한국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엄청난 생명을 잃을 수 있고 한국을 경제적으로 폐허로 만들 수 있다고 오랫동안 평가해왔다’고 지적하자 “다시 얘기하겠다. (특정 옵션을 배제하면) 선택지를 좁히며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그렇다면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냐’는 후속 질문이 이어지자 “그건 아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국 방문 기간 중 동맹을 강화하고 공고화할 필요성에 대해 분명히 언급했다”며 빠져나갔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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