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미국 대통령 앤드류 잭슨(1767~18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전쟁 발발 16년 전에 사망한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이
남북전쟁을 지켜보며 매우 화가 났다고 발언해 또다시 실언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취임 100일을 맞아 1일치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한 인터뷰에서 그가 가장 존경한다는 잭슨 전 대통령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앤드류 잭슨이 조금 더 뒤까지 통치했다면 남북전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29년부터 1837년까지 재임한 잭슨 전 대통령은 남북전쟁이 발발(1861년)하기 16년 전인 1845년에 사망했다. 트럼프가 이렇게 말한 것은 역사 지식이 짧고 잭슨의 사망 연도를 몰라 실언한 것일 수 있다. 혹은 사망 여부와 상관없이 그가 더 집권했더라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어진 발언을 보면 트럼프가 잭슨 전 대통령이 남북전쟁 때도 생존해 있었다고 생각했다는 의심이 더 짙어진다. 트럼프는 “그(잭슨 전 대통령)는 남북전쟁과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일에 아주 화가 나 있었으며 ‘이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잭슨 전 대통령의 전기를 쓴 역사학자 존 미첨은 트럼프가 1832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연방법 집행 거부 사태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당시 잭슨 전 대통령은 연방정부에 대항하는 남부에 강경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남북전쟁(Civil War) 발발 시기를 1861년으로 보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적어도 트럼프는 부정확한 발언을 한 것만은 확실하다.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인 잭슨 전 대통령은 포퓰리즘적 성향이 있었다. 트럼프는 그런 점에서 잭슨 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면이 있다. 그는 3월에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잭슨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역시 무식한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잭슨 전 대통령은 전쟁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가 전쟁 발발 16년 전에 사망하지 않았다면 그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1일 트위터를 통해 해명했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시비에스>(CBS)와의 취임 100일 인터뷰 도중 불편한 질문에 인터뷰를 중단하는 돌출행동을 했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도청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오바마를 “메스껍고 나쁜 인간”이라고 했는데 여전히 그렇게 보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지자 “당신 마음대로 생각하라”, “난 내 방식대로 생각한다”며 발끈했다. 이어 “이제 됐다”고 말하고는 인터뷰를 중단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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