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러시아에 IS 관련 극비 정보 누설

등록 2017-05-16 10:11수정 2017-05-16 22:19

러 외무장관 등 만난 자리서
트럼프 “큰 정보가 있다”
미 정부 내에서도 제한된 최고 기밀
이슬람국가 중요 정보원 위험에 처해
트럼프, 그럴 “절대적 권리” 있다고 항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나고 있다. 트럼프는 이 회동에서 이슬람국가와 관련된 극비정보를 이들에게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나고 있다. 트럼프는 이 회동에서 이슬람국가와 관련된 극비정보를 이들에게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극비 정보를 누설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러시아 외무장관, 러시아 대사를 만났을 때 이슬람국가(IS)와 관련한 극비 정보를 누설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가 누설한 정보는 미국의 동맹국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그의 행위는 이슬람국가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원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전·현직 미국 관리들이 지적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그렇게 할 “절대적 권리”가 있다고 옹호했다.

■ 무슨 내용인가? 트럼프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강화하려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날인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났다. 키슬랴크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러시아 사이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당시 트럼프는 항공기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한 이슬람국가 조직원들의 테러 위협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을 설명했다. 트럼프는 “큰 정보가 있다. 매일 대단한 정보를 나에게 브리핑하도록 한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자랑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핵심적인 비밀 정보 출처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위협들을 말했다. 그는 이슬람국가가 어떻게 특정한 음모를 꾸미고 그런 공격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피해를 줄지도 설명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그 위협에 대응해 취했거나 고려중인 대책들을 설명했는데, 여기에는 군사작전뿐 아니라 보안 강화 등의 조처도 포함됐다. 국토안보부는 최근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항공기에서 승객들의 노트북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 사용 금지를 발표했다.

■ 무엇이 문제인가? 이 정보는 정보공유협정에 따라 미국의 협력자가 전달한 매우 민감한 정보여서 자세한 내용은 미국 동맹국에도 공유되지 않고, 미국 정부 내에서도 제한적으로만 알려진 것이다. 트럼프가 정보를 제공한 협력자의 동의 없이 러시아에 이를 알린 것은 동맹과의 협력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이라고 관리들은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가 미국의 정보 협력자가 이슬람국가 영내의 어느 도시에서 그런 위협을 탐지했는지까지 말했다는 점이 가장 충격적이라고 관리들은 지적한다.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미국의 협력자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에 주둔한 러시아는 미국의 정보능력을 와해시키는 데도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 백악관의 해명과 대책은? 당시 이 회동에 동석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대통령과 러시아 외무장관은 항공기에 대한 위협이 포함된 테러조직들의 위협에 대해 검토했다”며 “정보원이나 그 (정보 수집) 방법에 대해 논의한 적은 없었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어떠한 군사작전도 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맥매스터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가 “허위”라고 반박했으나, 관련 질문은 받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와 러시아 쪽 인사들과의 회동 뒤 고위 백악관 관리들은 중앙정보국과 국가안보국에 전화를 해 정보누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처들을 취했다.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미국 관리는 트럼프가 “우리가 동맹국들과 공유하는 이상으로 러시아 대사에게 더 많은 정보를 누설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정부 기밀을 해제할 권한을 가졌기 때문에 정보 누설을 위법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는 16일 오전 트위터에 “대통령으로서는 나는 테러와 항공기 안전에 관련된 사실들을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예정된 회동에서) 러시아와 공유하기를 원했고, 이는 내가 해야 할 절대적 권리이다”라며 “인도적 이유에 더해 나는 러시아가 이슬람국가와 테러에 대한 그들의 싸움을 더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외국 인사와의 만남에 대비해 국가안보위가 준비하는 자료를 글자 크기를 키운 한 페이지 분량으로 축약하도록 지시하고는 이마저도 무시하고 임의로 발언해 물의를 빚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의 행태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밥 코커 공화당 상원의원은 “확실히 그들은 추락하고 있다”며 “기강 결여로 인한 혼란이 우려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개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