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이란 문제를 전담할 ‘이란 임무 센터'를 창설했다. 또 오사마 빈 라덴 추적과 드론을 활용해 이슬람 극단주의자 제거를 지휘했던 ‘어둠의 왕자’를 이란 작전 책임자로 임명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강경책을 쓸 것임을 시사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2일 중앙정보국이 이란 관련 정보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이란 임무 센터를 창설했다며, 이는 이란을 정보 활동에서 우선 순위에 두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임무 센터는 분석관들과 작전 요원들, 전문가들을 한데 모아 비밀작전을 포함한 중앙정보국의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지난달 중앙정보국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신설한 ‘한국 임무 센터’와 비슷한 것이다. 중앙정보국은 이전에도 분석관들과 작전 요원들을 한데 모아 ‘페르시아 하우스’로 불린 ‘이란 작전부’를 운영했으나, 이후 지역을 포괄하는 조직에 통합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란과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맺은 이란 핵합의를 “재앙”이라고 부르며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 국장도 이란 핵합의는 “실수”라고 주장하며 이란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 온 인물이다.
폼페오 국장은 중앙정보국의 대테러 전문가인 마이클 디앤드리아로 하여금 이란 임무 센터를 이끌도록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알카에다의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 추적 작전과 수천명의 이슬람 무장대원들에 대한 드론 공격을 지휘해 온 디앤드리아가 이란 작전을 책임지는 새로운 임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1979년부터 중앙정보국에서 일해온 디앤드리아는 ‘어둠의 왕자’ ‘아야톨라 마이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2006년부터 9년 동안 중앙정보국 대테러 센터장을 지냈고, 2015년부터는 비밀 작전들을 재검토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 신문은 디앤드리아를 이란 작전 책임자로 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에 내비쳤던 대이란 강경책의 첫 주요한 신호라고 평했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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