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에 귀국한 지 엿새만에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식이 치러진 22일(현지시각) 그가 졸업한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의 와이오밍고등학교에서 친구들이 웜비어의 관을 옮기고 있다. 와이오밍/AFP 연합뉴스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귀국한 지 엿새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각) 오전, 그가 2013년 졸업한 모교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웜비어의 장례식에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롭 포트먼 상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들과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고위 인사들을 비롯해 2500여명가량의 가족과 친지, 일반인들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던 지난해 1월 당시 3학년으로 재학하고 있었던 버지니아주립대 동기 100여명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웜비어 송환’을 위해 북한과 막후 교섭을 벌였던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웜비어의 부모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유대교 랍비인 제이크 루빈이 주관했다. 장례식 뒤 웜비어의 친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그의 관을 운구했으며, 그 뒤를 이어 추모객들이 긴 행렬을 이뤘다. 웜비어의 주검은 인근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 묻혔다. 운구 행렬과 마주친 주민들은 두 손을 모아 웜비어의 첫 글자인 ‘W’(더블유)를 만들어 내보이며 애도를 표했다.
북한 여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중요시하는 미국 문화에 견줘볼 때,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여행금지보다는 여행 가능 나이를 제한하는 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켠에선, 웜비어의 사망을 계기로 미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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