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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애증 얽힌’ 트럼프-푸틴, G-20서 첫 정상회담

등록 2017-06-30 16:04수정 2017-06-30 22:38

7~8일 독일 함부르크서 별도 회동
‘러시아 게이트’ ‘시리아 문제’…
어색할 수밖에 없는 만남 ‘관심’
은인과 상봉하는 것일까 원수와 맞닥뜨리는 것일까.

애증이 얽힌 두 사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침내 만난다. 미국과 러시아 정부는 두 대통령이 7월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한다고 29일 밝혔다.

양대 라이벌 국가의 지도자이자 거칠기로 정평이 난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끈다. 우선, 어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트럼프의 당선을 도우려고 민주당 전국위원회 등을 해킹해 자료를 유출한 사건은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이 떠오를 정도로 큰 사건이 돼버렸다. 푸틴이 직접 해킹을 지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푸틴에 대해 호감을 나타내던 트럼프는 논란이 본격화되자 러시아 쪽에 그리 친근하지 않은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헤더 콘리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두 사람이 활짝 웃는다면 모든 서구 신문들의 1면에 실릴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의회와 특별검사의 러시아 게이트 조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하원 정보위원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수전 라이스를 다음달 청문회에 출석시키기로 했다. 하원 정보위는 또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과 관련해 자료제출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29일 백악관에 경고했다. 수사 무마 압력을 받았다는 코미의 폭로와 관련해 트럼프는 “코미는 우리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자신은 녹취 자료를 만들지 않았다면서도 녹음 테이프나 다른 자료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하원 정보위는 백악관의 태도가 불분명하다며 23일까지 분명한 답을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개인적 관계 외에 미·러의 대립이 격화되는 국면도 분위기를 더 꼬이게 하고 있다. 양쪽은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의 전투기와 무인기를 미군이 잇따라 격추하면서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 사용을 준비한다며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백악관이 경고하자, 러시아가 “(미군의 공격에) 비례적 대응”을 하겠다고 맞받았다. 미국 의회는 크림반도 합병 문제를 놓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준비하고 있다.

미묘한 상황 때문인듯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어떤 다른 나라와의 대화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특별한 의제는 없다”며 회담의 의미를 축소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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