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사일 전문가 마이클 엘러먼, ‘38노스’ 언론브리핑에서
“대기권 재진입하면서 여러 조각 나고 섬광 사라져”
재진입 기술 확보하려면 앞으로 몇차례 더 시험해야
억지능력 신뢰도 확보 목적이라면 내년 실전운용 가능
“대기권 재진입하면서 여러 조각 나고 섬광 사라져”
재진입 기술 확보하려면 앞으로 몇차례 더 시험해야
억지능력 신뢰도 확보 목적이라면 내년 실전운용 가능
북한이 지난 28일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아이시비엠) 재진입체(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이 실패했다는 미사일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북한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는 이번 아이시비엠 시험 발사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러먼 선임연구원은 31일(현지시각)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의 언론 전화브리핑에서 일본 <엔에이치>(NHK) 방송이 홋카이도에서 촬영한 날씨 영상에서 나타난 미사일 낙하 장면을 토대로 이렇게 밝혔다.
엘러먼 선임연구원은 영상 분석 결과, 아이시비엠 미사일의 재진입체가 고도 6~8㎞ 상공에서 최고 섬광을 낸 뒤 고도 3~4㎞ 상공에서 빛을 잃고 빠르게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엘러먼 선임연구원은 “재진입체는 작은 조각들로 나눠진 뒤 3~4㎞ 상공에서 빛이 희미해지며 갑작스럽게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재진입체가 온전했다면 바다에 떨어질 때까지 계속 빛을 내야 한다”며, 재진입이 성공하려면 빛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근거로 “재진입체가 최대 부하를 받는 시점에서 (여러 조각으로) 분해된 것을 시사한다”며, 북한이 이번 시험에서 재진입 기술 확보에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북한은 이번 시험 발사를 통해 얻은 자료들을 토대로 더 나은 재진입 체계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며 “아마도 2~3차례 더 시험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엘러먼 선임연구원은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보고서의 전망을 언급하면서 “김정은이 어떤 기준을 설정했는지에 달렸지만, 내년에 (미 본토에 도달할 아이시비엠의) 조기 배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옛소련, 중국, 프랑스처럼 90% 이상의 (아이시비엠) 신뢰도를 원한다면, 2~4년간 20여차례의 시험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침략자’를 억제하는 데 충분한 정도의 신뢰도를 원한다면 5~6차례 시험으로 그러한 신뢰도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미 두차례 시험을 했으므로, 3~4차례 실험을 더 하면 실전 운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한편, 3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은 북한 아이시비엠의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상균 국정원 3차장이 참석한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정확하게 현 단계에서 알 수 없다고 한다”며 “7월4일 쏘아올린 것도 아직도 판명을 못 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하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송경화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