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평양 파견 등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촉구한 <뉴욕타임스>의 1일자 칼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고위인사의 북한 파견, 중국에 대한 압박이 아닌 협조를 통한 외교접근, 대북대화를 위한 한미군사훈련 재고 등을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1일자 사설 ’북한에 대한 엄포를 그만둬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중국을 압박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해결책은 실패했다며,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신문은 “트럼프는 대리인에 의해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직면할 필요가 있다”며 “그는 직접 개입해야 하고 곧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런 직접 개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트럼프는 엄포를 중단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다른 고위급 특사를 평양으로 파견해 협상을 위한 바탕이 있는지를 탐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과 러시아 및 미국이 핵전문가들이 미국과 한국이 합동군사훈련을 제한하는 대가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동경하는 제안을 주장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신문은 “트럼프의 혼란스런 백악관과 약화된 국무부가 그런 제안들을 취해 일관성있는 전략으로 만들 위치에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만 한다고 말한다”며 이는 “협상을 위한 현실적 토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진전됐고 그 지도부는 아주 불신에 차있다”며 “대화는 전제없이 시작돼야만 한다. 가장 긴급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진전을 중단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 전문가들은 최근 몇주 동안 북한이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한다”며 “누군가가 가서 그들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이는 알 수 없다”고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에 대한 압박이 아닌 협조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국제적 외교 틀을 만들 것으로 주장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이 신문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내티우스는 ’중국과 북한에 대해 트럼프는 옳다’는 칼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국을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책을 일단 긍정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에 대한 압력이 아니라 협조를 주문했다. 그는 “트럼프는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그는 조용히 중국에게 외교적 해결책을 주도하라고 촉구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 다른 핵심 관련국들을 유엔 총회에 초청해 북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란 핵문제 대화를 후원했던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독일) 회담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트럼프가 북한 위기의 그늘에서 대외정책을 재조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최근 미국과 서로 과잉대응하며 관계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는 트럼프가 전쟁으로 갈 수 있다고 걱정하기 시작하고 있다”며 “중국이 시 주석이 항상 말하는 이런 윈-윈 해결책을 조직하도록 도울 때이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대북 대화를 강조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을 전하는 기사를 통해 북한과의 전제조건없는 대화 및 한미군사훈련 재조정을 주문하는 전문가들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소개했다.
신문은 “북한 정부는 전제조건이 핵무기 포기라면 대화를 할 동기가 전혀 없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워싱턴의 신미국재단의 선임연구원인 수전 디마기오는 “비핵화를 한 뒤에 북한에게 대화 테이블로 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시작이 될 수 없다”며 “그건 비현실적이고 미국은 진정으로 대화에 진지하지 않음을 알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의 민간접촉인 ’트랙 투 외교’를 자문한 디마기오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정책 메시지를 전해야만 하고 ’대화에 관한 대화’를 조용히 탐색해야만 한다”고 건의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혼란스런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을 명확히 하고 하나의 목소리로 소통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해와 실수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대신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쌍중단’을 중국이 주장하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일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