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2016 국제 종교자유 연례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각)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간 대화 노력을 계속하겠다면서도 동시에 북한의 ‘선 행동 변화’를 촉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2016 국제 종교자유 연례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현재 북한 상황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북한과의 대화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김정은에게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의 행동을 좀 더 지켜보고 ‘괌 포위 사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선 “현재로선 그의 결정에 대해 답변할 게 없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북한이 먼저 성의 있는 조처를 보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북한과의 대화는 즉각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대화하기 전에 진지한 조처들을 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괌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도 북한이 취한 조처의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정은이 괌에 대해 얘기한 것은 가상 상황이었다”며 “뭔가 다른 조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틸러슨 장관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비핵화를 향한 진지한 노력을 북한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13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공동 명의로 쓴 기고문에서 북한이 보낼 수 있는 신호로 도발적 위협이나 핵·미사일 시험의 즉각 중지를 꼽은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선 이 정도로 해두자”며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북한의 비핵화 입장 표명 및 구체적 행동’은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대북 협상을 위한 높은 수준의 전제 조건으로 여겨지는 반면, 핵 및 미사일 시험 중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문턱으로 간주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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