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의 RT-2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 공작원 2명이 우크라이나에서 6년여 전 미사일 관련 기술을 훔치려다 체포돼 복역중이라고 <시엔엔>(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시엔엔>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2011년 7월27일 북한 공작원들을 검거하는 순간이 담긴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시엔엔>에 의도적으로 영상을 제공한 것은 지난 14일 <뉴욕 타임스>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사용된 엔진이 우크라이나의 한 공장에서 공급됐다고 보도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차원이다.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빼내려고 했지만 모두 적발해 막아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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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면, 북한인 2명이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서쪽으로 140㎞ 떨어진 지토미르의 한 차고에 침입해 문서 더미에서 찾고 있던 설계도를 발견한 듯 흥분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들은 디지털카메라로 문서를 촬영했다. 곧이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요원들이 이들을 급습해 체포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들은 창고를 찾기 몇주 전에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전문가들을 접촉해 관련 내용을 입수하려 시도했다. 전문가 한명이 접촉 사실을 당국에 알렸고,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설치된 창고로 이들을 유인해 체포했다. 이들은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우크라이나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탄도미사일, 미사일 시스템, 우주선 엔진, 태양열 배터리 등의 정보를 확보하려 했으며, 특히 이동식 고체연료 미사일로 탄두를 최대 10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RT-23 대륙간탄도미사일 정보도 빼내려 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는 2015년에도 북한 공작원 5명이 첩보 활동을 벌이다 추방되는 등 몇차례에 걸쳐 북한의 공작이 적발돼 차단됐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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