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32년 전 강진 추모일에…멕시코 또 강진, 217명 사망

등록 2017-09-20 17:15수정 2017-09-20 21:45

12일 전 남부 지진에 이어 또 규모 7.1 강진
32년 전 같은 날 대지진, 악몽 되풀이 돼
멕시코시티 인근 초등학교 붕괴 수십명 사망
40대 한국인도 멕시코시티 건물 붕괴로 사망
19일 강진이 발생한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한 소방관이 뒤틀린 건물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신화 연합뉴스
19일 강진이 발생한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한 소방관이 뒤틀린 건물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신화 연합뉴스
19일은 멕시코 최악의 재해로 기록된 1985년 대지진이 발생한 지 정확히 32년째 되는 날이다. 엔리케 페나 니에토 대통령은 이른 아침에 32년 전 희생당한 6천여명을 위한 추도식에 참석했다가 지난 7일 규모 8.1의 강진 피해를 입은 오악사카주를 방문하려 비행기에 올랐다. 그때 악몽이 되풀이됐다.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주에서 또다시 대형 지진이 발생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수도 멕시코시티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

<시엔엔>(CNN) 방송은 이날 오후 1시14분께(현지시각)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으로 120㎞ 떨어진 푸에블라주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21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진원 깊이는 51㎞다. 멕시코시티가 속한 멕시코주와 남부 모렐로스주, 푸에블라주, 게레로주에서 사상자가 대거 발생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인근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를 방문해 실종자들 가족을 위로했다. 무너진 학교 건물 잔해 속에서 최소 22명의 어린이 주검이 발견됐고 3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본격적 구조활동이 시작되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인구가 집중된 멕시코시티에서 고층 건물 다수가 피해를 입어 우려가 커진다. 군인과 구조대원뿐 아니라 자원봉사자들과 대학생 등이 힘을 합쳐 생존자를 찾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는 멕시코시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9일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지기 직전인 건물을 수색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FP 연합뉴스
19일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지기 직전인 건물을 수색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FP 연합뉴스
한국인 사망자도 발생했다.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은 멕시코시티의 한인 소유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여기에서 일하는 이아무개(41)씨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영사를 현장으로 보내 파악한 결과, 동양인으로 보이는 주검이 있다는 연락이 온 부검소에서 그의 주검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시민들은 12일 전 발생한 치아파스주 지진이 수습도 되기 전에 또다시 대형 지진이 발생하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비비시>(BBC) 방송은 여진에 대비해 도로 쪽으로 대피하는 인파가 쏟아지는 가운데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가스 누출과 2차 붕괴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500만명 이상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으며, 통신과 교통 상황도 원활하지 못하다. 멕시코시티국제공항은 한때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19일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멕시코 모렐로스주에서 건물 붕괴로 자동차들이 처참하게 구겨져있다. 모렐로스/EPA 연합뉴스
19일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멕시코 모렐로스주에서 건물 붕괴로 자동차들이 처참하게 구겨져있다. 모렐로스/EPA 연합뉴스

멕시코는 세계 지진의 90% 이상이 발생하는 환태평양 지진대(‘불의 고리’) 위에 있다. 특히 북아메리카판, 코코스판, 태평양판 경계 위에 자리 잡고 있어 세계적으로 지진이 가장 자주 나는 지역으로 꼽힌다. 지진학자 존 비달레는 <시엔엔>에 “이번 지진은 1년에 약 3인치씩 움직이는 코코스판이 북아메리카판 아래로 급속히 구겨지며 굴곡을 만들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과거 호수 바닥 위에 지어진 멕시코시티가 이 근방의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른 바닥이 수백마일 떨어진 지역까지 지진의 영향을 증폭시켰다.

치아파스주 지진과 이번 지진 사이의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 지진학자 폴 얼은 <뉴욕 데일리뉴스>에 “두 진앙 사이 거리가 650㎞로 서로 영향을 줄 정도의 거리(100㎞)를 크게 웃돈다”며 “멕시코시티를 중심으로 250㎞ 구간은 지난 100년간 규모 6.5 이상 지진이 19차례나 발생했을 정도로 불안정한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